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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Mar 20. 2022

[여행] 뉴욕 1일차, 수련이 벌써 아련한 밤

그림이, 참 좋다.

야, 너 고프로 같은거 안 가져가냐?

니가 보고 느낀거 하나하나 기록해야지


2주동안 자리를 비운다고 윗분께 조심스레 말씀드렸더니 잘 다녀오라며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실 두어달 전에만 해도 난 여행을 떠나면서 happy end와 같은 내용의 소설을 써볼까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복수 아닌 복수가 아닐까 생각하며, 치밀한 플롯으로 픽션을 도전해볼까 했었는데,

시간이 흐르며 귀찮기도 하고, 그게 무슨 의미일까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은 접어 두고, 얕은 경험과 순간의 짧은 느낌이 담긴, 다소 정제되지 않은 여행기나 적어 보려 한다.



쉐라톤 타임스퀘어 호텔

 메리어트 앱에서만 약하는지라 쉐라톤 계열에만 묶는다.

몇년전 한참 출장 다닐  매리어트앱에서 예약했더니 포인트도 많이 쌓였고 딱히 다른 가격비교사이트와도 크게 가격차이가 없어서 이렇게 하고 있다.

각설하고 여긴 위치는 참 좋다, 전망은 포기하라.

타임스퀘어 메인이랑 걸어서 5분, 센트럴파크와도 걸어서 5분, 모마는 3분이면 간다.

물론 내가 낮은 층에 배정받긴 했지만, 높은 층이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워낙 고층 빌딩이 많은 동네기 때문이다.

사람도 참 많다. 좁은 로비에 북적북적 사람이 한가득이다.

가장 저렴한 방이라서 그런지 방에 냉장고도 없다. 어메니티도 좀 부실해보여서 cvs에서 기본적인 것들을 다시 사왔다.

그러나 난 방의 좋음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지라 괜찮다. 냉장고는 조금 아쉽다.



타임스퀘어

마스크 쓰는 사람은 전체의 20% 수준

실내는 반반 정도.

괜히 자유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찬양해야만 될 것 같은 사대주의가 꿈틀댄다.

마스크 하나 벗을 뿐인데 자유를 만끽하게 되다니, 너무 오랫동안 써왔던 것 같다.

티비에서만 보던 타임스퀘어는 크리스마스 명동처럼 사람이 많았다.

타임스퀘어를 다니면서 문득 든 생각은 난 미국 서부와 같이 널찍한 동네를 좋아하지 이런 '관광지!' 딱지가 붙어 있는 곳은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느꼈다.

옛날 같았으면 억지로라도 감회를 느꼈을텐데 나이를 먹으니 내 감정에 점점 솔직해 진다

타임스퀘어에는 사람도 많고 신호등도 많고 노숙자도 많다. 다 조심해야 한다.




버거 앤 랍스터

정해인의 걸어보고서에 나온 식당이라 찾아가봤다.

흠... 내 입맛은 아닌데 사람은 무척 많았다. 대부분 예약을 하고 왔고, 난 바에 혼자 앉음에도 불구하고 20분 넘게 기다렸다.

정해인이 영상에서 고구마프라이를 극찬하는데, 바스버거의 고구마프라이랑 비슷하다. 바스버거 만세

버거롤과 고구마 프라이 그리고 콜라 이렇게 5만원 가량, 가성비는 떨어진다.



센트럴파크

타임스퀘어보다 훨씬 좋았다. 자유로운 사람들을 보자 잔뜩 설레였고 바위 곳곳에 앉아있는 이들을 보니 그림이라도 그리고 가고 싶을 정도였다.

내일은 꼭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돌아볼까 한다.



모마

아마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잊지못할 장소가 아닐까 싶다.

요즘 취미로 2~3일에 한 번씩 그림을 그리며 화가의 고충을 미약하나마 느끼고 있는데 대작들을 직접 보니 과거와 다른 경이로운 감정이 올라 왔다.

예전에는 이게 무슨 그림이야? 라고 생각하던 단조로운 그림들도 획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감정이 혼란스럽게 섞여 있을지 감히 상상되었다.

피카소, 고흐, 마티스, 모네, 몬드리안 등 대가들의 작품을 보며 짧은 지식과 대조하는 경험,

지적 허영에 기반한 소박한 자기 만족이라 할지라도, 그저 좋았다.

아마 앞으로 그림을 좀 더 그리게 되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비행기에서 깬 이후 계속 깨어 있다.

내 몸은 아마 날 밤을 샜다고 인식하고 있겟지,

자고 일어나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안녕,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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