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
1. 자발적 퇴사 (나의 퇴사 영향 10%라는 전언을 들음...)
2. 타의 이동 후 휴직
3. 타의 이동 후 휴직
4. 타의 이동 후 추가 자발 이동
5. 휴직
6. 타의 이동
벌써 여섯번째다
내 주변 앞/옆으로 앉았던 동료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떠나고 있다
물론 내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지만 이 정도쯤 되니 내가 문제인건가 진지하게 고민이 되고 있다
여행의 마지막 여운을 느끼러 간 라구나비치에서 한 없이 떨어지는 해를 보며 드는 생각은 모든 이별은 어려웠지만 이번 이별도 참 어렵고 아련하다는 것,
이 친구의 진가를 이제서야 더 명확하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이 친구,
사실 예전부터 믿음직한 구석이 있었다만, 그 당시에는 내가 살아남기 급급해서 잘 몰랐다.
늘 막내로 혼자 일 하는데 익숙했기에 누군가에게 업무를 맡기는 것이 상당히 낯설었던 시절,
그래서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대충 '이렇게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하고는 두어마디 던지고 말았었는데,
근데 신기하게도 이 친구는 더 이상의 질문도 딱히 하지 않고 꾸역꾸역 진도를 빼주었다.
다시 생각해도 미스테리다. 어떻게 한거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친구는 내가 회사에서 업무상 필요한 경우 (단순 가십이 아닌) 중요한 정보를 공유해도 다른 곳으로 새어나갈리 없다고 믿는 몇 안 되는 친구 중 하나다.
회사 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알거다, 이런 믿음은 친하다고 생기는게 결코 아니다.
오랜 시간 지켜보며 조금씩 조금씩 더 큰 정보를 주다보면 확신이 생기는 지점이 있다.
어찌보면 내 마음 속 커트라인을 넘어섰다고 할까,
내가 회사 생활 오래해봐서 아는데 우린 분명히 10년 안에 같은 부서에서 다시 만날거야
지금은 같은 회사 내에서 높은 임원자리까지 올라가신 나의 첫 팀장님께서 11년 전에 영전해서 떠나가며 말씀하셨었다.
그러나, 그건 모두 하얀 거짓말. 그 분과 난 아직 같은 부서에서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별을 앞두고 그 어떤 확신의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으로 꼭 크게 외쳐주고 싶다.
'믿음'을 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