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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이 Mar 18. 2022

도리토스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생전 처음 과자 포장디자인

미나는 가끔 1시간 정도 늦게 하교한다. 그 이유인 즉슨 도리토스를 음미하기위한 시간을 가지기 위해. 미나의 절친중 하나가 도리토스 매운맛의 광팬인데 가끔 둘은 하교하는 길에 슈퍼마켓에서 도리토스 두 봉지를 사서 길가에서 앉아서 먹는다고 했다.


오늘은 도리토스 광팬 친구의 생일이다. 미나는 주저하지않고 도리토스를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생일선물로 과자는 좀 아니지 않나? 한 박스를 사준다면 모를까.


아니, 두 봉지만 선물할거야.


나는 아무래도 그건 열세 살이 될 소녀를 위한 선물로 좀 약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새우깡을 좋아한다고 절친이 내게 새우깡 두 봉지를 선물해 준다면 좀 실망스럽지 않을까? 나는 목욕 선물세트를 주는게 어떠냐며 회유를 해보았지만 미나는 도리토스 두봉지를 철회할 의향이 없었다. 생일엔 좋아하는 걸 선물하는 게 맞다고.


미나는 어제 저녁 방에 틀어박혀 한참을 그리는듯 하더니 아홉 시경 완성품 그림을 들고 나왔다. 그림을 과자 봉지에 붙일 거란다. 과자봉지가 평평하지 않으므로 내가 심혈을 기울여 그림을 과자봉지 위에 붙여 주었다. 아래는 미나가 디자인한 도리토스 포장디자인.


제대로 못붙여서 꾸깃해졌네... 좀 엉성한 면이 있지만 정성을 봐서 예쁘게 봐주겠지.


애가 이렇게 과자 포장디자인을 해본 경력이 있으니 내 생일에는 새우깡 봉지에 조지 마이클 얼굴을 그려 붙여서 선물해달라고 요구해야지. 즈이 에미 생일인데 그 정도는 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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