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르케고르와 불안의 심리학
상담실을 찾는 내담자들이 가장 흔하게, 그리고 가장 고통스럽게 호소하는 감정은 단연 '불안'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막연한 두려움, 혹시나 잘못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마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들은 이 불안을 빨리 제거해야 할 '심리적 질병'처럼 여깁니다.
"선생님, 제발 이 불안 좀 안 느끼게 해주세요. 남들처럼 마음 편하게 사는 게 제 유일한 소원입니다."
하지만 15년 동안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본 저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저는 불안 때문에 괴로워하는 분들에게 실존주의 철학자 쇠렌 키에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의 말을 빌려 예상치 못한 대답을 내놓곤 합니다.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다."
키에르케고르에게 불안은 제거해야 할 증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이 신이나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결정적인 특징이자, 우리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벼랑 끝에 서 있을 때 우리가 느끼는 공포를 가만히 들여다보십시오. 그것은 단순히 '떨어질까 봐'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내 의지로 '뛰어내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 즉 내 삶의 방향을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그 엄청난 무게감에서 오는 현기증입니다.
실제로 상담실에서 만난 한 내담자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오랜 꿈이었던 창업을 준비하며 극심한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통해 그 불안이 사실은 '내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책임감임을 깨닫자, 그의 눈빛은 두려움에서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느끼는 초조함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라는 가능성 앞에 서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에너지입니다. 주어진 환경에만 순응하며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존재나 본능에만 충실한 동물은 결코 이런 고귀한 불안을 느끼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이 불안을 피하기 위해 선택을 미루거나, 타인이 정해준 길로 도망칩니다. 하지만 키에르케고르는 불안을 회피하는 대가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지금 전혀 불안하지 않다면, 어쩌면 당신은 아무런 변화도 시도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타인의 기대라는 울타리 안에서 시키는 대로만 살면 당장은 편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평온함은 영혼이 서서히 화석화되고 있다는 위험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진정한 성장은 불안이라는 거친 파도를 타고 넘을 때 비로소 일어납니다. 불안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지금 네 삶에서 무언가 중요한 결단이 필요한 때야. 너는 지금보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준비가 되었어."
그렇다면 우리는 이 떨리는 불안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요? 키에르케고르는 불안에 '교육'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불안이 찾아올 때 그것을 억누르거나 도망치려 애쓰지 마십시오. 대신 그 불안이 가리키고 있는 손가락의 끝을 응시하십시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지키고 싶어 하는가?"
"이 두려움 너머에 내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가능성은 무엇인가?"
상담은 바로 이 불안의 정체를 밝히고, 현기증을 견디며 한 발자국 내디딜 수 있는 근력을 기르는 과정입니다.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당신이 여전히 살아있으며, 더 나은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는 영혼의 뜨거운 외침입니다.
이제 불안을 부끄러워하거나 미워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당신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당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나가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훈장입니다.
불안은 당신의 적이 아니라, 당신이 살아있음을 알리는 가장 정직한 맥박입니다. 불안이라는 현기증을 기꺼이 받아들일 때, 비로소 '나'라는 삶의 주인으로 당당히 서는 눈부신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