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과 '미움받을 용기'
상담실을 찾는 '착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만성 피로에 시달립니다. 그들의 하루는 타인의 감정을 살피는 레이더망을 24시간 가동하는 중노동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거절하면 저 사람이 얼마나 무안할까요?", "모두가 만족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15년간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며 저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남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일수록, 정작 자기 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라는 사실을요. 타인의 인정이라는 달콤한 마약에 중독되어, 내 영혼이 말라가는 줄도 모르고 헌신하는 삶.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이런 삶을 가리켜 '타인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은 '과제의 분리(Separation of Tasks)'입니다. 쉽게 말해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를 냉정하게 따져보라는 것입니다.
내가 최선을 다해 친절을 베푸는 것은 '나의 과제'입니다. 하지만 나의 친절을 상대가 고마워할지, 부담스러워할지, 혹은 이용하려 들지는 전적으로 '타인의 과제'입니다. 우리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타인의 영역까지 침범해 전전긍긍하며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상담실에서 저는 내담자들에게 의식적으로 '선 긋기 연습'을 시킵니다. 부당한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는 것, 내 감정과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저는 이것을 '건강한 까칠함'이라고 부릅니다. 이 까칠함은 관계를 망치는 칼날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의 경계를 지키는 튼튼한 울타리입니다.
우리가 타인의 눈치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미움받는 것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들러는 말합니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타인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것은 당신이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증거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열 명 중 한 명은 반드시 나를 비판하고, 두 명은 나와 맞지 않으며, 일곱 명은 나에게 무관심한 것이 인간관계의 진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한 명의 비판을 견디지 못해 나머지 아홉 명의 눈치까지 살피며 살아갑니다.
'미움받을 용기'는 일부러 남에게 상처를 주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나답게 살 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타인의 부정적인 감정을 감내할 용기를 뜻합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 쓰느라 소진했던 에너지를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쓸 때, 비로소 우리는 타인의 인정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관계 때문에 힘들다면, 그것은 당신이 나빠서가 아니라 너무 착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그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불가능한 목표를 내려놓으십시오.
상담의 마지막 회기, 내담자들의 눈빛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바로 이 진리를 깨달았을 때입니다. "내 삶의 평가는 남이 아닌 내가 내린다."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습니다. 가끔은 까칠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그것이 남의 비위를 맞추느라 나를 잃어버리는 것보다 백 번 낫습니다. 오늘부터는 부디,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연습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