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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경락 Aug 22. 2022

롱아일랜드에서 낚시 간 날

아이들과 함께 간 광어 낚시

뉴욕 롱아일랜드에선 광어가 한창입니다.


얼마 전 한인마트에서 비싼 돈 주고 제주도산 광어회를 사 먹었는데, 지금 가면 ‘물 반, 고기 반’이라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광어회를 실컷 먹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을 꼬셔 광어잡이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길쭉한 롱아일랜드 딱 중간쯤에 캡트리(Captree)라는 뉴욕 주립공원이 있는데요, 롱아일랜드 광어 낚시의 메카와 같은 곳입니다. 캡트리에 가면 사진과 같은 낚시 배들이 약 10대 정도 정박해 있습니다.


저희가 탄 배인데 '섬의 공주'라는 고상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뱃멀미가 심한 저는 막판까지 날씨 확인을 하다 바로 전날 구글 리뷰가 제일 좋은 ‘아일랜드 프린세스’호 아침 7시 타임으로 예약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아이들을 깨우고, 멀미약 먹고 아이스 박스 하나 야무지게 챙겨 들고 고고고!


구름도 멋지고 멀리 등대도 보입니다.


배는 7 정시에 출발했습니다. 출발할  선장님이 30 정도 나갈 거라고 방송을 하셨는데, 근처에 광어가 없었는지 거의 1시간 정도 나갔네요. 배 밑에 카메라가 달려있어 광어 떼를 볼 수 있다카더라~고요.


광어 명당자리에 도착하면 선장님이 "부웅~"하고  뱃고동 소리를 내주십니다. 낚싯대를 바다에 담가도 된다는 신호인데요,  옆으로 사람들이 많아 시원하게 바다를 가르며 낚싯대를 던지는 것은 금기입니다. 그냥 자기 자리에서 낚싯줄을 풀어 배 밑으로 내립니다. 


미끼는 오징어와 스피링(spearing)이라는 작은 물고기를 씁니다. 낚싯대와 미끼는 모두 배에서 준비해 십니다. 아침이라 고기들도 배가 고픈지 입질이 자주 왔습니다.

 

한 마리 낚았습니다
이 녀석이 롱아일랜드 여름 광어 플룩(Fluke)입니다..


광어를 집에 가져가기 위해선 18.5인치(47cm) 이상의  녀석을 잡아야 합니다. 그보다 작은 친구들은 "엄마를 데리고 오렴"이라고 주문을 외우면서 다시 풀어줍니다.


 날은 많은 입질에 비해  녀석이 잡혀주질 않아 애간장을 잔뜩 태웠습니다. 집에 장모님과 아내가 광어회를 먹는다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거든요.


다행히 한 시간 정도 낚시를 하다 보니 19인치 되는 녀석을 하나 건졌습니다. 이 녀석은 미끼를 물지도 않았는데 제가 움찔하다가 낚시 바늘이 배에 꽂혀서 올라왔습니다.


지금 보니 광어가 억울한 표정 같네요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우리 아들이 잡아 올린 블루 피시(blue fish)였습니다. 엄청난 사투를 벌이다가 무려 자기 키만한 녀석을 잡았지 뭡니까? 이 날 '아일랜드 프린세스'에서 잡은 생선 중에 가장 큰 녀석이었습니다.



 3시간 정도 낚시를 하고 나니 배도 고프고 피곤해서 육지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다행히 때를 맞춰 선장님이 캡트리로 뱃머리를 돌립니다.

 

고기를 많이 잡아서 그런지 모든 게 아름다워 보입니다.


생선은 배에서 일하는 선원분이 먹기 좋게 뼈를 발라 주십니다. 너무 신나서 그만 뼈를 달라고 하는 것을 잊어버려 집에 와서 매운탕 거리가 없다고 장모님과 아내에게 혼났습니다.


그래도 광어는 회는 너무 쫀득쫀득하고 맛있더라고요. 블루 피시는 더운 날씨에 입맛을 돋워주는 남미식 회무침 세비체를 해 먹었습니다. 


세비체는 생선에 소금과 라임간을 해서 반나절 숙성시키고 입맛에 따라 고수, 토마토, 적양파 등을 넣어서 먹는데 아주 별미입니다. 신선해서 두배로 맛있습니다. 고수랑 방울토마토도 집에서 키운 거라 향이 좋습니다!



변에 물어보니  광어를 낚으려면 집에서  시간 거리인 몬탁(Montauk) 가야 한다고 그러더군요. 다음번에 아이들 없이 아내와 둘이서 가볼까 하는  꿈을 꿔봅니다.




'라이킷'과 구독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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