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오늘의 감격반

9월 3주 차

by KRUKI
일상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일들에. "감사"하고, 되고싶은 나로 중심잡고 살기위해 애쓴 일은 "격려" 하며, 후회되는 일은 돌아보고 "반성"하는 이야기.


감사

'사소하지만 다정한 말 한마디'를 주고받으며 따뜻함을 느낀 한 주였다. 다음 주 목요일에 있던 단체행사 일정이 갑자기 연기되어서 슬그머니 그날 연차 신청을 올렸는데, 팀장님이 빛의 속도로 결재하시고 나에게 오셔서 연차 잘 냈다며 쉴 수 있을 때 쉬라고 말씀하셨다. 이러니 내가 충성을 안 할 수가 없다.


금요일에는 3주간의 채소식사 모임을 마무리하며 함께 한 분들에게 그간 느꼈던 귀감이 되는 부분과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 <에브리씽 올 앳 원스>의 유명한 대사처럼 주위에 좀 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아는 단 한 가지는 우리가 친절해야 한다는 거예요. 부디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특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 때일수록 더요.


한편 상대방으로부터 갑자기 훅 들어오는 무례한 말에 휘둘리지 않는 단호한 면모도 갖추고 싶다.




회식할 때 나는 술을 먹지않는 '비주류'라 자진해서 말석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있는데, 지금 부서에는 나 같은 보릿자루 2, 3이 더 있어서 한데 모여 앉다 보니 나름의 '비주류 모임'이 갖춰진 형세다. 화요일 회식 때 고정 멤버와 함께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이번 회식도 잘 지나갈 수 있었다.


소수 정예 1-2명과 대화 나누는 걸 좋아하는 나 같은 내향인에게 10명 규모의 부서 회식(저녁)은 즐긴다는 생각보다는 부담으로 느껴진다. 소중한 나만의 저녁시간을 방해받는 것도 싫다. 그래도 지금 부서는 술을 강제하는 사람이 없고(아마 포기한 듯) 1차만 참여해도 되는 분위기라 다행이다.




브런치 라이킷 알림이 무음으로 설정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닝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요일 자정 넘어 브런치 연재글을 발행하고 잠들었다 일어나 폰 배너에 뜬 알림을 확인했을 때, 사람들이 내 글을 무려 주말 아침에 읽고 있다는 사실에 잠을 몇 시간 못 잤음에도 눈이 떠졌다. 발행한 글을 다시 읽으며 전날 미흡했던 어색한 문장들을 수정하니 시간이 꽤 지났다.


또 근무 중 애플워치로 받는 진동 알림은 퇴근시간을 바라보며 일하는 와중에 힘이 됐다. 특히 금요일에는 근무 중 라이킷 알람이 10분 내외 간격으로 4번 연속 왔는데, 누군가 내 글을 계속 읽고 있다는 것, 내가 계속 읽고 싶은 글을 썼다는 것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물론 내 글에 무반응으로 지나가는 사람이 더 많지만, 적어도 어떤 글을 많이 보는지에 대해서는 피드백이 된다. 그런 면에서 이런 기회는 나에게 소중하고 계속 쓰면서 점차 나아지는 글을 쓰고 싶다.




2025년 9월 19일 금요일 새벽일출(05:54)

하루종일 흐린 날씨였던 금요일의 새벽



격려


1. 운동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평일은 수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출근 전에 5km(금요일 4km), 토요일은 저녁 무렵에 10km를 달렸다. 몸이 안 좋아 이틀 골골대다가 좀 나아진 목요일에 아침 달리기를 하니 일상을 회복한 듯해서 새삼 감사했다.


매일 아침에 나가 달리던 당연한 일상이 사실 당연한 게 아니었던 것임을 깨닫게 된게 큰 수확이다. 달리고 있는 순간의 소중함을 느꼈다. 이제 제법 공기가 쌀쌀해져 얼마 남지 않은 듯한 가을의 순간을 최대한 만끽해야겠다.

세계의 진실이란 이 세계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이 나누어주는 즐거움 속에 있는 것이었다.(섬, 장그르니에, p. 5)




2. 식사


이번 주 금요일까지 3주간 채소식사 모임에 참여하며 꾸준히 제철채소 먹기를 실천했다. 그랬더니 이제는 점심때 구내식당에서도 고기보다 채소가 눈에 들어오고, 직접 차리는 저녁 한 끼에는 제철나물 한 가지씩을 곁들이며 제철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항간에서 단백질이 중요하다고 들어서, 또 하루키를 따라 매일 저녁 두부를 구워 먹었는데 이제 나물이 추가되니 일명 "그 나물에 그 두부" 식단이 완성되었고, 초록초록하니 보기에도 흡족하다.


혼자 했다면 과연 이렇게 까지 할 수 있었을까 싶다. 함께 채소식단을 공유하고 응원한 사람들 덕에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다. 어렵게 들인 습관이니,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하며 제철채소로 건강을 돌보겠다고 다짐해 본다.




3. 독서


일요일에는 도서관에 가서 다 읽은 책을 반납하고 또다시 읽을 책을 5권(최대치) 빌려 좋아하는 카페에 가커피를 마시고 자유독서시간을 갖는 게 한 주간의 보상이자 일요순례코스가 되어버렸다. 이번에 내가 빌린 책들은 모두 도서관 지하 서고에 있어 일일이 돌아다니며 찾을 필요 없이 미리 신청했다가 데스크에서 찾아오니 VIP가 된 기분이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과는 별개로 이번 주에는 크리스틴 로젠의 <경험의 멸종>을 구입해서 완독 했다. 책에서는 앞으로 가속될 디지털 사회의 양면성을 염두에 두고 디지털 기술을 분별 있게 활용하며, 제3의 장소와 공적공간에서 "뜻밖의 경험"을 놓치지 않도록 삶의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실이 불만스러운 상태에서 시작한 온라인 활동이 하나둘씩 늘어나며 어느새 내 일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련의 활동이 그저 대체경험으로, 현실 안주에만 그치게 되면 의미 없고, 내가 바라는 현실로 연결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하고 있는 것들과 병행해서 '직접 경험'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무쪼록 나의 40대는 내가 원하는 커뮤니티에 정착할 수 있을 때까지 이방인의 자세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다양한 경험을 시도해 보는 시기가 되길 바란다.


지난주처럼 다독하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요즘 느낀 불안함의 이유와 앞으로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그간 생각만 해왔던 일에 창피함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어보기로 했다. 연말까지 3개월이나 남았고, 10월은 바빠질 것 같지만 한편으로 기대가 된다.



반성



이번 주는 생리통으로 내내 컨디션이 안 좋았다. 컨디션이 최저점을 찍었던 화요일에는 하필 저녁회식이 예정되어 있었고, 차마 말하기 껄끄러워 약을 먹으며 근근이 버티고 있었는데, 회식장소가 더 먼 곳으로 변경되고, 오가는데 비까지 쏟아지니 인내심 테스트를 치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 날은 회식의 여파로 얼굴이 팅팅 부었고, 오후에 너무 피곤해서 결국 차에 들어가 잠깐 잤는데 코까지 고는 게 느껴졌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매사 아무 의욕이 없고 그저 조퇴해서 자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임금노동자의 삶까지 운운하며 우울해했다. 수면, 독서루틴이 깨져 알람이 울려도 한참 누워있다가 일어났고, 책도 원래 보려던 2권을 다 보지 못했다. 생리는 해도 괴롭고 안 해도 괴로워 노답인듯 하다. 언제까지 매달 일주일을 이렇게시달려야 할까? (생리왈: 그럼 4주 후에 뵙겠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내가 남들에 비해 확실히 손발이 차고 추위를 잘 타는 편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달리기 말고는 땀을 내거나 보온을 위해 딱히 신경 쓰고 있는 게 없다는걸 깨달았다. 어제는 9월 가기 전에 먹어야 한다며 빙수를 사 먹고는 골이 띵해지고 나서야 후회했다.


건강하려면 기본적인 수면과 식사를 유난하게 챙겨야 하고, 앞으로는 몸을 최대한 따뜻하게 하기 위해 먹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보온에 더 신경 써야겠다. 보온프로젝트 가동!(두둥)




반성: 번외 편


주말아침에 2022년 방영한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를 유튜브에서 4시간짜리 요약본으로 몰아보고는 여태껏 이런 명작을 안 보고 있던 나의 무지함과 게으름을 반성? 했다.


펜싱과 기자의 세계에서 표현하는 관계에 대한 주옥같은 명대사, 만남에서 이별까지 서로 성장하고 살아가게 하는 사랑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명작이었다. 권도은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다.



참고자료

- 섬(장 그르니에, 2020)

- 경험의 멸종(크리스틴 로젠, 2025)

- 스물다섯스물하나(tvn,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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