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오늘의 감격반

8월 3주 차

by KRUKI
일상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일들에. "감사"하고, 되고 싶은 나로 중심 잡고 살기 위해 애쓴 일은 "격려" 하며, 후회되는 일은 돌아보고 "반성"하는 이야기.


감사


금요일에 지난달 관리비 고지서를 받았는데, 걱정했던 것과 달리 에너지 소비량이 평균 대비 20% 적다고 나와 안심했다. 걱정했던 이유는 에어컨을 처음 구매하고 한 달 동안 본격적으로 가동했기 때문이다.


말이 나온 김에, 나는 지난 6~7월 에어컨을 포함해서 맥북에어, 아이폰까지 전자기기 삼대장을 들였다. 모두 즉흥적으로 구매한 건 아니었다. 먼저 에어컨의 경우, 나는 후배가 왜 에어컨을 안사냐는 물음에 더위는 지나간다고 초연하게 말하던(꼴값) 무던한 사람이다. 그런데 올해는 더위가 지나가기 전에 내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7월 말에 거주공간을 옮겨야 해서 에어컨 구매를 참았던 것도 있는데, 감사하게 계약기간이 연장된 덕분에 설치할 수 있었다.


노트북의 경우, 8년째 엘지 그램을 사용 중이었고 문서작업에는 쓸만했다. 그런데 제텔카스텐을 디지털로 구현한 옵시디언을 알게 되면서 맥북에어에 옵시디언을 기반으로 내 글을 생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후 5개월 넘게 프리스비 매장을 오가며 바라보다가 6년 만에 승진한 기념을 구실로 나에게 선물했다(승진이 다가 아니니, 정신 차리고 나만의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하란 뜻에서).


또 스마트폰은 7년째 아이폰 8을 쓰고 있었고, 오래 쓰는 것 자체가 나의 자부심(?)이었다. 올초 배터리를 교체해서 연말까지 버텨보려 했는데, 갈수록 버벅거리더니 줌미팅 때도 연결이 끊기길래 최신 기종으로 교체했다. 회사 동료에게 아이폰 8에서 16으로 교체했다고 하니 무슨 장인 같다고 했다(소비장인? ㅎ).


그렇게 전자기기 3종을 들이고 나서 나의 삶의 질은 수직상승 했다. 에어컨 덕분에 죽지 않고 살아있고, 30년 넘게 윈도우체제에 있다가 애플생태계 연동성에 감탄했다(페이스 인증 신세계). 무엇보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데 있어 환경 조성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나 하기에 따라 효용을 높일 수도 있는 소비에 왜 그리 인색했나 싶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도 자체를 미뤄왔다는 생각도 든다.


최근 나의 소비행태를 돌아보니, 솔직히 원하는 것을 필요한 것으로 합리화해 구매한 부분도 없지는 않다. 다만, 앞으로는 시간을 아껴주고, 오래 사용할 수 있고,무엇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실험하는데 필요한 소비라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는 오히려 제때 투자해서 일을 벌일줄도 알아야 겠다.




목요일 오후에 사무실을 같이 쓰는 옆부서 팀장님이 출장 나가셨다가 아이스크림을 한가득 담은 봉지를 찰랑거리며 컴백하셨다(뭐니 뭐니 해도 월드콘!). 본인 먹고 싶어서 사 왔다며 특유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시는데, 사무실 직원들이랑 같이 맛있게 먹으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같은 팀도 아닌 나에게 오늘도 출근 전에 달리기 하고 왔냐며, 늘 말 한마디씩 건네주시는 따뜻한 분과 함께 일하고 있어 감사하고, 덩달아 나도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주의 베스트 일출 모먼트

2025. 8. 23.(토), 5:35



격려


문득 내가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고 노력조차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주부터 관련 책을 읽어보고, 금요일 출근 전 브런치스토리에 '다시, 사랑'이라는 글을 발행했다. 진작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 문장들을 만나며 경직된 사고가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고, 머릿속에 부유하던 생각들을 하나의 글로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요즘 나는 책 읽고 글 쓰는 도파민에 중독된 것 같다. 애플워치로 라이킷 알람을 받는 것도 짜릿하다. 무엇보다 독서모임, 브런치스토리에 글로 나를 조금씩 드러내다 보니, 스스로 높게 둘렀던 철벽에 숨구멍이 뽕뽕하고 뚫린 느낌이 든다. 회사에서도 매일 봤던 사람들인데 가깝게 느껴진다(내 마음이 변한 거지).


9월에도 열심히 책 읽고, 글 쓰며 한 뼘 성장하는 나를 만나고 싶다. 다만, 금요일에 글을 발행하고 출근하려는 마음에 아침 달리기를 저녁으로 미루다 결국 하지 못했다(토요일에 10K 달리며 만회).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중요하니, 한 달에 한 주제로 3주간 책을 읽고 매일 정성 들여 기록해 놓았다가, 마지막 주에는 한 편의 글로 엮어 정리하는 리듬을 만들어 봐야겠다.




금요일에는 ‘대출’ 안내문자를 받고 정신이 번뜩 들었다(‘책’ 대출. 도서관에서 주말까지 반납하란다). 7월부터 매일 책을 보고 있다. 주말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는데, 욕심은 많아서 5권(최대치)을 빌려와서는 반납 일정에 쫓기는 일상을 살고 있다.


그덕분에 유튜브 등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할 시간이 없다. 인문학책을 읽어보니 일상에 매몰되지 않는데 도움이 되고, 내 관심사와 고민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 주는 좋은 문장들을 만나다 보니 독서가 유튜브보다 효용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말에 파워독서해서 탕감(?)하고, 또 빌려와서 한 문장이라도 내 몸에 통과시켜야겠다. 하루키상처럼 틈만 나면 말이다.

틈만 나면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 일은 음악을 듣는 것과 함께 나에게는 언제나 변함없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아무튼 닥치는 대로 읽을 것. 조금이라도 많은 이야기에 내 몸을 통과시킬 것.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2016)




화요일에는 연차를 낸 김에 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했는데, 빈혈수치가 정상범위로 들어왔다는 결과를 받았다. 3월에 건강검진 했을 때, 빈혈증세가 있다고 또 나오길래 꾸준히 철분제를 복용했더니 효과가 있었다.


이번 주는 생리기간이었는데, 생리통이 없이 수월하게 지나갔다. 달리기를 거의 매일 하고 있고, 요즘 양질의 식사를 하려고 신경 쓴 덕분이 아닐까 싶다. 단백질, 제철과일은 먹고 있는데, 채소를 추가해 보자. 도전!



반성


‘영어 무새’를 목표로 ebs 파워잉글리시를 출퇴근길에 청취하며 따라 하고 있다. 출근길에는 열심히 하는데, 퇴근길에는 자꾸 음악을 듣고 싶은 유혹에 무너진다.

… ’편도무새’?


다행히 수요일부터 파워잉글리시 스터디 모임에 들어갔는데, 열심히 그날 익힌 영어문장을 인증하는 분들에게 자극도 받고, 서로 응원하는 따뜻한 분위기에서 혼자 할 때보다 열심히 하게 된다. 영어 말하기가 잘 안돼서 시작한 것이니, 한 문장이라도 체화하도록 되뇌이는 비중을 늘려야겠다.



<연관글> 다시, 사랑

<참고자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무라카미 하루키, 2016)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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