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봄 25년 3월 그림책모임
[고릴라의 뒷모습]
살고 싶은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
약자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그 슬픈 고릴라의 등에서 모든 것을 빼앗긴 자의 무기력한 얕은 들숨과 날숨이 느껴진다. 살아내야지 기쁨이 없는 곳 일지라도...
[잘 가 안녕]
줄거리는 주인공 할미가 (그렇게 부르고 싶다. 마지막으로 그들을 보살펴주는 다정한 이를)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잘 꿰매고 수습하고 보듬어 그 강너머로 잘 보내준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생각해 보았다. 그 길에서 소멸되는 생명들에 왜 내 마음이 멈춰 서게 되었는지... 원시 시대에도 사냥을 하고 먹이가 되어준 동물들을 위해 벽화를 그리며 애도했다. 생명이 꺼져버린 육체는 그 사용이 다 했으므로 일종의 의식 없이 폐기되어도 되는 걸까?
두 그림책을 보며 뜬금 없이 고릴라의 뒷모습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잘 가 안녕에서는 웰다잉 혹은 존엄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살고 싶은 곳에서 머무르다 죽고 싶은 곳에서 떠나고 싶다는 소망은 그리 뜻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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