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서비스가 되기 위해
이 글에서는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이나 도메인은 밝히기 어렵다. 아직 한창 배우는 중인 1년 6개월 차 주니어임을 감안해 글을 읽어주심을 부탁드린다!
도메인과 제품군은 그대로 취했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이 될 지, 그리고 무엇을 핵심기능으로 해결할 지 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우리는 어떤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할까?
전 편에 이야기 했듯이, 다행히 나는 해당 도메인에서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타겟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다. 기존의 B2C 프로덕트 운영팀에는 마케팅 담당자 두 분이 계셨지만, 내부사정으로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되신 상태였다.
그래도 투입되시기 전, 도메인에 대한 간단한 설문조사를 해주셔서 B2B의 대상이 되는 고객에게 1차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유사 도메인의 경쟁 서비스들을 모조리 뜯어보고, 내 경험과 이전에 운영하던 서비스의 사용자 인터뷰 히스토리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들을 정리했다.
팀과 논의하면서 가장 중점으로 두었던 부분이 있다.
기존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 서비스와 우리는 어떻게 차별화를 가질 것이며,
핵심 기능은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지표로 검증할 것인가? 였다.
차별화되는 기능은 그럴싸한 것 말고, 진짜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리서치하며 조사했던 자료들과 내 경험에서 나왔던 인사이트를 팀에 공유하고, 타겟과 타겟이 겪고있는 진짜 불편함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나 자리잡은 서비스가 있는 시장에서는 핵심이 되는 기능이 어떤 불편함을 해결하는 기능인지가 중요하다 생각했다. 우리의 타겟은 오프라인 시설을 운영하시는 분들이었는데, 매일매일 고객에게 사진과 영상을 전송하는 일을 하고 계셨다. 보통은 타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카카오톡을 통해 전송하거나 하는 방식이었다.
타겟 유저의 행태는 이렇다.
고객에게 전송해야 하는 사진을 업무 시간 동안 계속 찍는다. -> 공용 PC로 전송해 각 폴더에 저장한다. -> 잘 나온 사진을 선별한다. -> 업장별로 지정된 템플릿에 텍스트를 작성한다. -> 고객 한명한명에게 개별 전송한다.
이 과정은 하루에 적게는 2번, 많게는 5번 정도 필요하다.
각 직원들이 담당하는 대상이 있지 않고 계속해서 찍기 때문에, 핸드폰 사진을 공용 카카오톡으로 전송하고, 사진을 저장해 폴더에 넣고, 그 폴더에서 다시 사진을 전송하고 있었다.
이 작업은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운영의 본질은 아니며, 불필요하게 시간이 소모되고, 비효율적인 과정이었다. 앞선 설문 결과에서는 시설의 고객들도 시설로부터의 사진 전달이 꼭 필요하지만, 본질적인 일보다 전송을 위한 연출이 필요한 경우를 우려하는 응답도 많았다.
이 과정을 간소화해 시설 운영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면?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다만, 타겟 유저들이 이 과정을 ‘불편한 일’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래서 세 곳 정도의 매장을 방문해 인터뷰하고, 사용 행태를 살펴보았다. 판단하기에 해당 방식은 비효율적이었고, 유저들도 그 불편함을 어느정도는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방식이라, '감수할수 있는 정도'로 인지하고 있었다.
이 지점에서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명확한 불편은 존재하지만, 대체할 수단이 없어서 그대로 사용중인 상황이고, 효용을 체감할 수만 있다면 우리의 프로덕트로 운영 방식을 개선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타 서비스에서도 이러한 지점은 해결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팀에서는 '반복적인 정보 전달 업무를 자동화하는 서비스'로 서비스를 정의했고, 핵심 기능으로 AI 사진 자동 분류, 개별화된 일괄 전송 구조 등의 최소 피쳐를 정의하고 빠르게 MVP를 개발하는 것으로 일정을 정하게 된다.
이외에도 앱으로 시작해 웹으로 확장할지, 웹으로 시작할지, 서버 구조는 어떻게 할지 등 기술적인 논의와 팀의 협업 방식에 대해서도 함께 정리해 나갔다. 그동안 개발팀은 개발 기반을 세팅했고, 나는 PRD 문서를 작성해서 보고용으로 준비했다.
이 문서는 TF 팀만을 위한 게 아니라, 조직 내에서 우리가 정의한 문제를 함께 납득하고 ‘왜 이걸 만들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했다. 그리고 앞으로 제품 방향성을 공유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했다.
내가 작성한 PRD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로 구성했다 :
우리 제품의 가치는, 유저가 우리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보고 기존의 비효율을 체감하는 순간에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즉 와우포인트는 유저가 우리 제품으로 실제 전송을 완료한 순간이라 생각했고 그 경험이 서비스에 대한 락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 다음엔 B2B2C로 확장해 더 구체적인 BM모델을 세우는 것 까지를 목표로 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가설이고, 검증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가설을 세우고, 제품 기획을 시작하게 된다. 다음 글에서는, 초기 팀의 협업 방식과 노션을 어떻게 정리하고 관리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