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서툴 엄마

8. 이제 내 어깨에 기대요

by 스토

아빠를 떠나보낸 슬픔도 슬픔이었지만 우리에겐 남편을 떠나보낸 엄마에 대한 걱정도 컸다.

아빠에 가려 엄마는 온전히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이 많지 않았고, 늘 참으며 아빠와 우리를 돌봐왔다.

그걸 알기 때문에 우리는 늘 아빠보다는 엄마 편이었다.

아빠가 아프면서 엄마는 삐적삐적 눈물을 흐리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엄마의 눈물을 본 기억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내가 어릴 적 엄마가 딱 한 번 아빠와 부부싸움을 하고 운 적이 있고, 동생을 군에 보내고 나서 한 손에 걸레를 들고 같은 자리만 연신 문지르며 눈물을 흘리신 적이 있다. 그 외에는 엄마의 눈물을 보지 못했는데 엄마는 아빠를 보러 병원에 갈 때마다 눈물을 흘리셨다.

언젠가 엄마는 음식점에서 장어를 포장해 가며 ‘이렇게 해 먹여도 일어나지를 못하니, 원.’이라고 혼잣말을 했다. 엄마는 아빠가 회복되기를 끊임없이 바라고 애썼다는 걸 알았다. 그냥 식사 준비를 한 것이 아니라 엄마 나름대로 아빠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계획이 있었던 거다. 자식으로서 옆에서 살뜰히 챙긴다고 챙겼지만 내가 아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장례식에 온 이모는 엄마를 혼자 두지 말라고 당부했다. 몇 년 전 이모부를 떠나보낸 이모는 그 후 일 년을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람이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이 배우자를 떠나보낸 고통이라는 말을 익히 들었던 터라 우리도 나름 각오를 했다. 장례식을 마치고 형제들은 날짜를 정해서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엄마와 보내는 시간은 좋았다. 어릴 적 엄마는 아빠를 도와 일을 하셔서 바빴다. 그러보면 엄마는 늘 아빠 차지였던 거 같다. 그런 엄마가 이제는 혼자가 되어 내 곁에 있었다. 우리는 조용히 따뜻하게 함께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엄마의 힘든 감정을 건들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아마 서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엄마>

말주변 없는 당신

아픈 속엣말 어찌 꺼내놓을까

부끄럼 많은 당신

온전한 마음 표정 어찌 지을까

술 한 잔 못하는 당신

용기 내 힘들다 어찌 말할까


혼자가 서툰 당신

투정해 본 적 없는 당신

울음도 참아내던 당신


당신이 기댈 어깨

당신의 힘없는 마음을 다독일 따뜻한 손

그리고 언제고 기다려줄 시간을

내어드릴게요.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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