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자연은, 자연스러운 것은 모두 썩는다.
고귀하고 잘난 인간도 종국에는 썩는다.
썩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이렇다.
색이 변하고, 냄새가 나고, 생김이 뭉개지고, 촉감도 흐물거린다.
그리고 곰팡이나 벌레도 낀다.
우리는 썩은 것을 볼 때 인상을 찌푸린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썩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모든 것이 썩음으로써 완전하게 회복된다.
모두 썩고 나면 그 자리는 처음 모습처럼 깔끔해진다.
냄새도, 형체도, 촉감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어디에도 인상 찌푸릴만한 것이 없다.
아름다운 회복이다.
자연이 그리고 우리가 썩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고,
아름다움으로 가는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