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한 병으로는 부족해

by 안광식

"이번 달은 회사 업무가 바쁘니 주말에도 출근 부탁드립니다"라고 회사원들에게 말해본다면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모르긴 몰라도 속이 부글부글 끓을 것이다. 일주일에 이틀 쉬는 것도 가뜩이나 짧게 느껴지는데, 주말까지도 출근이라니. 심한 경우에는 '이직'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시험기간은 9월부터 시작됐다. 학원에서 시험기간이란 늘 시험이 있기 한 달 전부터 시작이다. 이 기간에 쉬는 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주말을 반납한다는 것의 의미는 돈벌이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정말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의 끔찍한 일임에 틀림없다. 한 달간 극심한 피로가 쌓이는 건 물론이거니와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해지는 경우도 더불어 생겨난다. 친구 또는 연인들 사이에서 약속은 계속 뒤로 밀려나고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들 얼굴 보기도 힘들어진다.


원래라면 10월 중반에 들어선 요즘은 주말을 학원에서 보내지 않아도 된다. 그래, '원래'라면 말이다. 이번 시험은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한 동네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학교들마다 시험기간이 제각각 다르다. 어떤 학교가 10월 첫째 주에 시험이었다면, 어떤 학교는 10월 중순부터 시험을 치르는 학교들도 있다. 상황이 이 모양이다 보니 주말을 반납한 지가 어느덧 한 달 하고도 반 정도가 흘렀다.


이번 주말이 끝나고 다음 주가 되면 학생들 중 몇 명은 이제 중간고사를 치르게 된다. 쏟아지는 졸음을 참아내려 편의점에 판매되는 각종 자양강장제들을 섭렵한 내게, 진정한 피로회복제는 적절한 단계에서의 '마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 조금만 더 힘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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