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은 아닙니다만

by 안광식

30년을 살아오며 내겐 정말 배우길 잘했다고 자부하는 것이 2가지 있다. 첫 번째는 외국어 공부, 두 번째는 기타 연주이다.


20대 초반 군대에서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을 당시에, 매주 금요일 저녁 늦은 시간 방영했던 '슈퍼스타 K'는 함께 생활관에서 동고동락하던 이들에게 큰 위로 같은 존재였다. 예전부터 워낙에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아무리 졸려도 이 프로그램만은 항상 챙겨보곤 했다. 그러던 중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어깨에 기타를 매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어쩜 그렇게 멋있어 보였을까. 덕분에 나는 막연히 언젠가 기회가 되면 기타를 꼭 배워보겠다며 기약 없는 다짐을 금요일마다 하곤 했다.


군대에서 전역하고 몇 년이나 지난 후에, 나는 가족들과의 점심식사에서 막연했던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당시 점심 식탁에서의 상황이 정확하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아버지께서 하셨던 말씀은 또렷이 기억난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또 하나의 언어다"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기타 배우기를 미뤄왔었는데, 이 한 마디를 듣고 나자 기타가 정말 배워보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한 2가지 모두 '언어'와 관련된 것들이 아닌가 싶다.


2016년 한 점심식사에서 시작된 특별한 계기는 3년이 흘러 지금도 내가 기타를 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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