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어제 저녁에 먹고 남은 김치찌개에
라면 한 봉지와 스프를 넣고
냉동실에 있던 만두와 떡을 넣고
맛있는 냄새가 주방을 가득 매울 때 즈음에
생각 나는 소주 한 잔
평소 관심 많던 드라마를
본방송 시간에 틀어놓고
얼큰히 익은 건더기들을
저녁 겸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어느덧 한 병이 될 무렵
흔들리는 머리와 울렁거리는 속에 취해
이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이내 잡아버린 핸들
시동을 걸고 몸에 약간의 진동이 느껴지면
몸은 아직 TV 앞 거실인데 마음은 여기 저기 떠도네
지나간 날들에 대한 추억 혹은 후회들에
한숨 섞인 웃음을 짓고
이제는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나
허전함에 마음이 아리고
소주 한 병 덕분에 다녀온 '과거'라는 길에서
결국 남은 것은 지난 날들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 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