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오전 11시까지 퍼질러 자고
씻지도 않은 채로 집 앞 정자로 나가
그늘진 곳에 걸터앉아 담배 한 까치
피워대고 집에 돌아와 소파에 누워서
시간 좀 때울 겸 웹툰 좀 봐주고
몸에서 올라오는 냄새에 코가 시큰해져서
억지로 몸을 일으켜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오늘따라 집 나가 돌아올 생각 않는
입맛 탓에 점심은 거른 채
대충 옷을 입고 짐을 싸서 집 앞 도서관에
적당한 두께의 소설 한 권을 골라 천천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오후 4시
불현 든 떠오른 네 생각에 호흡곤란과 손떨림에 못 이겨
천천히 밖으로 나가 다시 담배 한 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