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 비교의 주관성

by 올제


나의 고통은 남의 고통보다 크다. 나의 슬픔은 남의 슬픔보다 깊다. 나의 분노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남의 분노는 알 수 없는 노여움이다. 나의 번민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남의 번민은 하릴없는 시간놀음이다. 내가 남의 남이라면 나는 결국 이유도 없이 하릴없는 울분의 장난감일 때가 있다. 내가 남의 남이라면 나는 결국 바람에 이는 흙먼지만 한 상처에도 칼에 베인 절규를 하는 것이다. 내가 남의 남이라면 나의 저 깊숙한 슬픔은 때로 스치는 뉴스일 뿐이다.

오래된 손거울을 꺼내어 내가 남인 것처럼 나에게 묻는 연습을 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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