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 다르지만,

어느 주말에...

by 올제

일요일 아침부터 부산하다. 간단히 챙겨 먹고 우리는 대구를 벗어나 길을 떠난다.


그는 한 번 간 곳을 또 가고 싶어 하지 않으며 늘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려고 한다. 나는 한 번 가서 좋았던 곳은 또 가서 오래 머물고 싶다고 한다.


그는 사람이 북적북적하며 볼거리가 많은 번화한 축제 같은 곳에 가고 싶어 한다. 나는 사람이 별로 없어 고즈넉하고 멍 때리며 쉴 수 있는 외딴곳에 가고 싶어 한다.


아침부터 장소를 두고 논쟁할 만큼 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어서 나는 베푸는 척 그냥 별 반대 없이 그의 길을 함께 간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곳이 의외로 너무 큰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선물 같은 장소일 때가 많다. 반복된 경험은 이상한 이론을 학습하게 만든다.


어쨌든 우리는 주말에 집에만 있으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처럼 뭔가 허전해한다는 희한한 공통점은 있다.


목적지가 멀어서 한참을 달려 드디어 도착한다. 급히 주차하고 바쁘게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금세 해가 지려고 한다.


갈 길이 멀다. 급히 주차한 장소로 돌아온다. 그 순간 거의 동시에 내뱉은 각자의 말이다.


-왜 이렇게 차를 바짝 앞으로 대 놓았지? 풀이랑 꽃이랑 밟혀 죽었으면 어떡하지?


-왜 이렇게 차를 바짝 앞으로 대 놓았지? 차에 흠집 났으면 어떡하지?


우리는 같은 질문을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차이 #동화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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