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었다.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역시 노랫말은 강력한 반복 학습이 최고다.
아직도 어렸을 때 부르던 동요와 20대에 즐겨 부르던 노랫말은 툭 건드리기만 해도 쓱~ 끝까지 완창이 가능한 것이다.
한편 노래방이라는 게 생기고부터는 알던 가사도 잊게 되고, 어두운 방에서 깜박이는 가사를 열심히 보고 불러야 해서 온전한 노래가 잘되지 않는다.
한바탕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나와도 금세 방금 불렀던 노래 가사들이 뿔뿔이 흩어져 공중분해 되고 만다.
한편 좋기도 하다.
눈물 나게 하는 한없이 슬픈 노랫말이나 세상만사 별것 없으니 한바탕 노닐다 가라며 삶을 작고 가볍게 만들어주는 노랫말이나 다 외워서 무엇할 것인가.
요즘은 이처럼 제대로 외우는 게 없다.
즉시성과 즉흥성이 보장된 세상에서는 기억하는 게 힘들고, 기억하지 않는 게 다행일 때가 많다.
하지만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 세상이 되었나 싶기도 하다.
즉시성과 즉흥성의 이면에 가려진 오래고 낡은 것들의 귀함을 되살리고 되새기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스르르 혹은 갑자기 소멸된 소중한 생명과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
오래된 노랫말처럼 길고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이 우리의 정신 속에서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아 오롯이 빛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