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에 대하여


별 거 아니다

대개는 땅 아래층

낯선 응접실에 들어가

슬픈 향을 하나 피우고

액자 속으로 들어가 버린

갑자기

낯설어진 얼굴에게

슬픈 절을 두 번 하고

액자밖의 생존자들에게

아픈 절을 한 번 하고

자리를 옮겨 밥을 먹는다


식욕이 이렇게 부끄러울 때가 없다

단어가 이렇게 부족할 때가 없다


때 이른 죽음에는

안주 없는 깡소주에도

다들 취하지도 않는다


다만 삼일 내내

그치지 않는 늦가을의

낙엽비만 만취해 비틀거릴 뿐이다




#장례식 #문상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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