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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조문
지난 겨울, 딸 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딸이 받은 새벽 두 시의 부고 알림은 잠들어 있던 나의 알람이 되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는 "엄마~" 하고 온 얼굴을 이그러뜨린채 몸이 허물어지는 중이었다. 나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아이였으나, 딸과는 시험기간에 zoom을 켜두고 둘 만의 온라인 독서실을 만들어 함께 공부할 정도로 좋았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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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1. 2025
by
HeySu
별이 지고, 별이 태어나다
아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엄마
저희 집안에는 한 세기를 사신 두 분이 계십니다. 정확히 한 세기(100년)를 넘게 사셨습니다. 한 분은 1924년생 큰고모님이고 한 분은 1925년생 큰이모님입니다. 큰고모님은 제가 태어났던 탑천이 흐르는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셨어요. 국민학교 소풍지로 단골이었던 **산으로 난 길을 지나 경사가 50도쯤 되는 가파른 내리막길이 끝나는 곳에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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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4. 2025
by
라이테
조문의 계절
한파가 물러가고 눈이 그치자 쌓였던 눈들이 조금씩 사그라드는 소리가 들린다. 바람에 툭툭 떨어지는 눈뭉치들이 흩날리다 사라진다 한낮에는 날이 포근해지면서 지붕에서 눈들이 녹아 후드득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고드름이 통째로 떨어지다 부러지고 바닥은 검고 어둡게 물들어가다 조금씩 말라간다. 하늘이 가을처럼 파랗다. 햇살에는 봄기운이 담겨있다. 어디든 잠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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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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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환
내 칭구 성규선
괴안타 앞장 서라, 손이 다칬지, 내 발이 다친나?이러구 조문하러 오신 내 친구, 대단하다 증말. 내 칭구 성규선 / 이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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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9. 2025
by
이영진
땅끝 마을 해남 가는 길
조문 가는 이야기
땅끝 마을 해남 가는 길 아프고 나서야 아는 것이 있다. 오한과 두통이 느껴진 건 땅끝마을 해남에 도착할 때쯤 이였다. 어제 성당 형제님의 부친이 돌아가셨다고 연락을 받았다. 연말이기도 했고 종무식도 있었다. 그리고 대설경보까지, 도무지 그 먼데까지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조금씩 마음이 몸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렇게 상황은 경황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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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9. 2024
by
둥이
모원단장
L과 만나서 간단하게 이른 점심을 먹었다. L은 아침에 갑자기 부고문자를 받아서 정신이 없다고 했다. 확실히 다른 때보다 경황이 없어 보였다. 휴직 중이지만 내일 동료와 함께 조문을 같이 가기로 약속을 정했다고 했다. ‘아이가 이제 9살인데…’라는 말에 단순하게 직장동료 본인 혹은 동료 배우자 상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죽었는데?’라는 나의 물음에 L은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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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05. 2024
by
인아
함부로 위로하지 않는 어른
장례식장에 들어설 때 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고인과 인연은 없지만 상주를 아는 조문을 갈 때마다 난 생각했다. 특히 평소 큰 친분이 없는 상주를 대할 때는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한참을 생각했다. 그러다 위로도 되지 못할 이상한 말을 하고 나오기도 했다. 나처럼 어떤 위로의 말을 할지 모르는 이들이 많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와 같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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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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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남
엄마의 장례식
내딸명자
#. 엄마의 장례식을 치렀다. 상주는 아빠가 아니라, 딸인 나랑 동생이라고 했다. 지인들에게 부고소식을 알리고, 조문을 받았다. 장례를 치르는 내내 나는 계속 뭘 결정했다. 장례식장 크기는 어떤 것으로 할지, 꽃은 얼마짜리로 할지, 음식은 어떤 세팅으로 몇인분을 준비할지, 관은 오동나무로 할지 뭘로 할지, 봉안시설은 납골당으로 할지, 수목장으로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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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7. 2024
by
김수현
김수미 빈소를 찾아 조문한 연예인들
김수미 빈소를 찾아 조문한 연예인들
배우 김수미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은 한국 연예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녀는 2024년 10월 25일, 향년 75세로 생을 마감했으며, 많은 팬들과 동료들이 깊은 슬픔 속에서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수미의 빈소에는 많은 연예인들이 조문을 위해 찾아와 그녀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 있습니다.조문 영상보기 https://m.site.n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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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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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효
故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빈소 조문 / 정중규
故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빈소 조문 2024.9.22. 오후5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실 - 마침 제가 자문위원으로 있는 대한민국 국가원로회 지도부가 합동 조문을 와 함께 했습니다. “국민·지식인 도리 다했다”…재야 운동권 대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잠들다 [고인을 기리며] 전태일 분신 이후 노동운동 헌신 수차례 투옥에도 유공자 신청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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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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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규
나의 첫 조문
오늘, 내 인생 첫 조문을 다녀왔다. 대학시절 우연히 가까워졌다가 졸업 후에도 꾸준히 친분을 유지했던 언니의 부친상을 다녀왔다. 최근 간단히 연락을 주고받았었는데 그러고 며칠 안 되어 부고장이 날아왔다. 전날밤에 부고장을 확인했고,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준비하고 나와 장례식장을 향해 출발했다. 거리가 꽤 되는 곳이라서 차를 끌고 가기로 마음먹었고,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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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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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
밤의 장례식장
언제인가부터 나는 다른 이들의 경조사에 거의 가지 않는다. 축하하고, 애도하는 마음은 대부분 송금으로 전한다. 핑계 같지만, 옷이라곤 죄다 청바지에 티셔츠뿐이니 결혼식장에 가기 마땅치 않다. 게다가 막상 조문을 가더라도 작년에 골절 수술받은 무릎으로는 아직 절을 하지 못하니 그도 곤란하다. 그렇다. 원래 세상엔 핑계 없는 무덤이 없는 법 아니던가.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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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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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원
불가사의한 법조문
법조문인가 암호문인가
필자는 법학자도 아니고 법률가도 아니고 언어학자일 뿐이다. 그리고 법조문은 문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법이 아무리 깊은 법리를 담고 있더라도 말이다. 한국의 법은 한국어 문장으로 되어 있고 무릇 한국어 문장이 한국어 문법을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상법 제576조 제2항은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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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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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로서'와 '로써' (2)
국격이 말이 아니다
앞에서 '로서'를 써야 할 자리에 '로써'를 쓴 법조문 예를 보았다. 자격을 나타낼 때는 '로서'를 써야 하는데 수단, 도구를 나타내는 '로써'를 써서 그만 무슨 말인지 뜻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졌다. 선명하게 뜻이 드러나야 할 법조문에서 말이다. 그런데 법조문에는 '로서'를 써야 할 자리에 '로써'를 쓴 사례만 있지 않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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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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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왜 군더더기가 있나?
사소한 오류는 그대로 둬도 되나
형사소송법 제306조 제4항의 '무죄, 면소, 형의 면제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할 것으로 명백한 때에는'은 한눈에 보아도 어처구니없는 오류지만 법조문 속에는 잘 눈치채지 못할, 작은 오류도 있다. 일테면 다음의 민법 제829조 제4항이 그렇다. 민법 제829조(부부재산의 약정과 그 변경) ④부부가 그 재산에 관하여 따로 약정을 한 때에는 혼인성립까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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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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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덕순 할머니
덕순할머니는 90세에 멋지게 세상을 떠나셨다. 조문을 오는 사람들도 기쁜 마음, 기쁜 얼굴이었고, 조문을 받는 유족들의 얼굴도 환하고 밝았다. 얼마나 기뻐했느냐 하면 입관예배를 인도하시던 목사님이 이렇게 멋지게 천국 가는 모습을 보여주신 권사님께 박수를 쳐드리자고 해서 모인 조객들이 모두 박수를 칠 정도였다. 덕순할머니는 후덕하고 덕스러운 부잣집 마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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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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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 마리아
황당한 법조문
잘못된 건 고쳐야
민법, 상법, 형사소송법 등에 '완성하다', '성취하다'와 같은 타동사를 자동사로 쓰거나 '증가하다'와 같은 자동사를 타동사로 쓴 조문들은 다 비문이다. '완성하다', '성취하다'가 아니라 '완성되다', '성취되다'라 했어야 하는데 '시효가 완성한다', '조건이 성취한'과 같이 잘못 썼다. '증가하다'는 자동사이기 때문에 타동사를 쓰려면 '증가시키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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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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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이상야릇한 법조문
오히려 잘 됐다 생각하는 건가?
민법 총칙은 제2장이 사람[人]이고 제3장이 법인이다. 법인도 사람처럼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요컨대 제3장은 법인에 대해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그중 제4절 해산에 들어 있는 제94조는 다음과 같다. 민법 제94조(청산종결의 등기와 신고) 청산이 종결한 때에는 청산인은 3주간내에 이를 등기하고 주무관청에 신고하여야 한다. 여기서 '청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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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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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조사를 바로 써야
법조문에 오류는 허용되지 않는다
대외무역법은 1986년 12월 31일 제정된 법으로 1987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1980년대에 대외개방정책과 경제 및 무역의 국제화에 부응하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법적인 토대로서 마련되었다. 그런데 이 법의 제9조는 2009년에 개정되면서 다음과 같은 조문이 새로 들어갔다. 제9조(무역에 관한 조약의 이행을 위한 자료제출) ① 산업통상자원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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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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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5. 조문 예절 따위는 좀 틀려도 되지만
하나 혹은 3개의 향을 들고, 옆에 있는 초에서 불을 붙입니다. 입으로 불지 않고 손으로 살짝 흔들거나 반대 손으로 부채질을 해 큰 불꽃을 죽입니다. (하지만 향에 불이 잘 안 붙어서 문제지, 횃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향로에 향을 꽂습니다. (꽃이 있다면 꽃봉오리가 영정사진을 향하도록 놓습니다.) (술을 올린다면 채워져 있던 술잔을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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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8. 2024
by
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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