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면


꽃이 피었다기에

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산사에는 침묵과 목탁소리와

사람들의 염원이 자욱하였습니다


소원 하나를 빌까 하다

그 마음이 얄미워 겨울 찬바람에

훅. 놓아버렸습니다


침묵이,

흐르는 시냇물보다

더 큰 소리로 두 귀를 울렸습니다


매화가 피었으나 아직은

피어나지

못하였습니다


실낱같은 햇살을 한 몸에 받아

오직 한송이가 만개하여 차라리

외롭습니다


곧 다들 피어오를 것이지만

먼저 피어난 꽃이라

초조할 것 없습니다


웅크린 봉오리 속에 남은 그들도 아파할 것 없습니다


다 한 번씩은 피어날 것이며

다 한 번씩은 시들고야 말 것입니다


다만 오가는 사람들이

이쁘다 이쁘다

할 뿐입니다






#통도사 #홍매화 #봄 #소원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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