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

바람이 봄볕을 삼키고

괴성을 지르며 몰려와

귀를 막으려 해도

손이 굳어버리는 날,

일상의 맥을 끊고

흐느적 느린 움직임으로

다시 찾은 그곳에는

수술을 한 사람

수술을 해야 할 사람

수술을 할 수도 없는 사람

아주 여럿이서 눈도 마주치지 말자며

다른 행성을 떠다니고 있다

그곳에 가면

자잘한 뉘우침의 낱알들이

미세먼지가 되어 가슴을 후비고 든다

이런 날

비가 뿌릴까 말까

자꾸 하늘을 노려 보니

갑자기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

마음의 종기를 세차게 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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