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결심

결심 / 올제



시를 버리기로 했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유행이라기에

눈을 크게 뜨고

구석구석 버릴 것을 찾았다

어이없이 미화된 추억을 버리고

사치스러운 고뇌를 버리고

삐걱이는 사건의 각색을 버리고

알량한 사색 부스러기를 버리기로 했다

꽃과 나무와 바람과 구름과 하늘에

어김없이 감정의 주삿바늘을 찌르던

내 손가락의 범람을 버리기로 했다

마른 장작을 패다가 나의 시를 태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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