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나온 반달은 /올제
반월당역에는 낮에도 달이 반쯤 걸려 있다
나머지 반은 해가 앉아 있는데
해와 달이 만나는 자리에
해도 달도 가릴 만큼 키 큰 아이가 있다
청년의 키로 아이가 서 있고
아이의 키로 엄마가 서 있다
아이는 내내 웃고 있고
엄마는 내내 울고 있다
1호선에서 2호선으로, 2호선에서 1호선으로 분주한 발들이 옮겨 간다 소리들이 서로의 소리로 방해받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귀를 막고 있다 엄마와 아들에 대한 무관심은 극에 달한다 다만 그 둘만 우뚝 솟아 있다
엄마는 키만 다 커버린 아들이 어른처럼 살 수 있게
가장 복잡한 곳에서 ‘환승’ 수업 중이다
이곳에서 지하철을 갈아타듯
다 큰 아이의 아픔을 갈아엎을 수 있다면 못할 게 없을,
그는 엄마다
아들이 입은 하얀 티셔츠 밑단에 굵은 매직으로 그린 숫자들
엄마의 전화번호다
목걸이에 매달린 스마트 폰이 부디
스마트하게 쓰여 지길 기도하는 엄마를
아이는 그저 싱글벙글 바라보고 있다
반월당역에는 밤에도 해가 지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