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를 눈물짓게 하는 사람

by 올제

나를 눈물짓게 하는 사람 / 올제



한여름 뙤약볕 눈부시게 서럽던 날,

누구라도 붙잡고 울고 싶던 환자복의 민낯


지리산 계곡처럼 맑은 당신이 씻어주었습니다


낯선 병실, 낯선 침상, 낯선 복도의 어두운 터널,

그러나 등불 같은 우리의 조우는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 여름 각인된 감사는 갈바람에 실려 와

은행나무에 그렁그렁 매달렸습니다


아, 당신은 또 코스모스의 낭만을 꽂아 주더니

늦가을 마음의 낙엽을 스르륵 쓸어 줍니다


웃음기 가득한 당신의 얼굴에, 그런데,

나는 눈물이 납니다


눈물이 행복할 때도 나는 것인 줄 여태껏

나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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