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다리와 아우라지

기다림

by 김재선

정선 나전에 아우라지란 곳이 있습니다.

아우라지는 두물이 만나 한물이 되는 장소를 뜻 합니다. 정선 아리랑과 관련된 문화적 배경도 됩니다. 아우라지는 아우내라는 순우리말 지명과도 연결되어 있지요.

아우라지는 우리들끼리 어울려 사는 터라고나 할까요.

대부분 아우라지는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신혼 초 쌀과 먹을 것을 구하려 떠난 서방님을 그리워하는 사연에 아우라지에서 아리랑이란 노래가 나왔는지도 모르죠.

아우라지에는 한강 원류가 합쳐지는 조그만 강이 있습니다. 큰 도시인 평창이나 진부로 가려면 물이 불어나는 계절에는 조그만 배를 타고 건너야 합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는 배를 띄울 수 없어 물이 적어지는 늦가을에는 다리를 놓아야 합니다. 옛적에는 요즘 같은 기술과 재료가 없으니 섶다리를 놓아야 합니다.

섶다리는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를 강바닥에 박아놓고 그 위에 굵은 소나무가지나 참나무 가지를 얹어 다리의 골격을 만든 후 솔가지 덮고 그 위에 흙을 덮는 겁니다.

지네발을 닮은 섶다리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로만 만들어야 하기에 정교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섶나무는 나무 중 잎나무를 뜻하는 거고 소나무를 사용해 만든 거라 섶다리라고 합니다.

섶다리는 강물이 흐르는 곳에 겨울이 되면 여러 지역에서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러니 섶다리가 있는 곳마다 많은 사연이 있기 마련이죠.

아우라지 섶다리는 추운 겨울 식량을 구하기 위해 떠난 님을 그리워하는 전설과 노래가 있어 더욱 애절한 곳입니다.

눈이 녹고 강물이 불어나면 섶다리도 건널 수 없게 되니 더 애절한 마음이 듭니다.

기다리는 님이 하루빨리 그 다리를 건너 돌아오길 기다렸을 테지요.

우리들 마음에도 섶다리가 하나쯤 있지 않을까요?

누군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추운 겨울 같은 마음으로 섶다리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을까요?

섶다리는 우리의 기다리는 한이 있는 다리이고

늘 아쉬운 다리입니다.

물이 불어나기 전에 철거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는 거죠.

섶다리를 건너며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여러 가지 사연이 생각 듭니다.

이제는 다 콘크리트로 튼튼한 다리를 놔서 기다리는 애절함은 없어졌습니다. 섶다리 건너기 체험하는 행사로만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그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고 있는 한 내 마음속에 섶다리는 아직도 남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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