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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선 Jun 01. 2022

이름도 모르는 꽃  야생화

야생화는 손톱만큼 작다

횡계로 온 지  한겨울을 지내고 봄이 되고 저만치 여름이 기다리는 계절이 되었다.

국민의 숲이란 숲길에 반해서  횡계에 터를 잡고

날마다 숲길을 돌고 있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고 했다.

지난가을 두 번의 수술을 마치고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어 공기 좋은 곳에서  무조건 걷고자 찾아온 곳이 이곳 횡계 국민의 숲길이다.

그리 넓지 않은 숲길이지만 비교적 길이 넓어 두 사람이 이야기하며 걷기가 좋고 인조적으로 만든 길이라  험하지 않아 맨발로 걷기에도 좋은 길이다.

더구나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용히 생각하며 걷기에 좋다.  간간이  벤치도 놓여 있어 쉬기에도 좋다. 길가에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너무 적어서 꽃인지 잡초인지 몰랐는데 작고 앙징맞게 피어나는 걸 보니 꽃이다. 종류도 여러 가지다.

제각기 이름이 있을 테지만 꽃에 대한 문외한으로서는 생소할 따름이다. 공통점으로는 모두 크기가 손톱만  하거나  더 적다는 것이다.

그냥 무심코 지나치면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땅바닥에 붙어서 피어나는 꽃들이다.

겸손하게 인사를 하듯이 허리를 숙이고 잘 들여봐야  한다.

유심히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니 하나하나 아름답다. 이제야 꽃들과 친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시인 나태주가 한 말처럼 자세히 보니 예쁘다. 오래 보니 사랑스럽다. 이제 이름을 알면 이웃이 될 것이고 깔을 알게 되었으니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았으니  연인이 된 것이다.

맨발로 걸을 때도 그 적은 꽃 하나라도 밟힐까 조심하며 한발 한발 내딛는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주변에 약하고 별 볼 일 없는 것들과 사람들을 얼마나 무시하고 살았을까? 이 조그만 들꽃 한송이가 다시 지난 삶을 돌이켜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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