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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나 Nov 09. 2020

나는 동학 개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돈 버는 것에 관련된 지식과 관심이 가장 낮은 직업군이 교사와 공무원입니다. 이 분들의 대부분은 직업을 통해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경제 관련 유튜브, 삼프로를 운영하는 김동환 프로가 날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나의 직업은 교사였고요, 남편은 공무원이었습니다. 30여 년 전, 아무것도 모르면서 딱 한번 투자했던 주식이 1/3토막이 난 후, 주식 시장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주식 관련 경제 뉴스가 나올 때, 모르는 단어가 귀에 들려도 찾아보려 하지도 않았고요. 어쩜 그걸 당연하게 여기며 지냈습니다.


올해 우연히 주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밌어요. 큰돈을 벌어보고 싶은 마음도 아주 조금은 있지만, 이보다 ‘모르던 분야를 공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물론 적은 돈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니, 마음의 부담이 크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반년이 넘었는데, 이제 모르던 경제용어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변하는 기업 정보에도, 환율에 대해서도, 바뀌는 경제 관련 제도에도 관심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원칙도 생겼습니다. 첫째, 각 산업별로 규모가 큰 회사에 투자하기. 규모가 작은 회사의 변동성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요. 예를 들어 폐기물을 처리하는 회사라도 우리나라 1위 회사 주식을 사는 겁니다. 둘째, 주식을 어느 지점에 사고팔 것인지, 적정한 가격을 기억해둡니다. 셋째, 내가 정한 가격이 아니면 절대 팔지 않습니다. 적당한 때를 기다리는 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넷째, 가능하면 주식 배당률이 높은 것을 고릅니다.


주식시장이 강세일 때는 탐욕을 조심하고, 약세일 때는 공포심을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탐욕과 공포가 인간의 본성인데, 이걸 이기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심력을 키워야 할까요? 주식하면 100% 망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어요.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남자랍니다. 논리적인 분석을 통해 얻은 자기 확신이 확고한 사람이요.


주식 시장은 이런 확신이 먹히는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다 갑부가 되었겠네요. 여기서 인간의 삶을 다시 배웁니다. 내가 확실하다고 믿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어떤 변수가 언제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죠. 제갈량이 했던 말에서 유래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겠죠?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 바르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서도 다시 챙겨보게 되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이 타인이나 다른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장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 어쩌면 그것이 편견이 되어서 나 자신과 타인을 찌르는 가시가 될 수도 있겠죠. 


퇴직 후 허락된 나의 시간 중 일부를 나누어, 겸손하고 느긋하게 주식 공부도 하고, 투자도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이제 시작되는 주식 시장을 보러 갑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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