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터

by 육아하는 수학교사

빈 터


내가 뛰어놀던 사정동

골목을 굽이굽이 돌아 대궐 같은 집

방마다 누나들은 재잘재잘

부엌에선 엄마가 달그락달그락

마당에선 친구들과 뚝딱뚝딱


엄마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잔다.

학교 마치고 빈 공간만 가득한 방안에

나 홀로 누워 묘한 기분을 느꼈다.


가끔 옛집이 그리워 돌아서 오던 그 집

결혼하고 자주 가지 못했지만

그 자릴 꿋꿋이 지킨다는 마음에

내 추억도 고스란히 지켜졌다.


엄마가 그 집을 이젠 놓아준단다.

언젠가 술 취해 추억에 돌아오던 그 길

빈 터에 풀만 무성하다.

참 큰 집이었는데 지금은 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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