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 인생 >
지금부터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기회가 되어 소소하게 쓴 시 몇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동안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생각이 많아져서 쓰게 된 시들이다. 나름 여유로운 시간에 시를 쓰긴 하였지만 독자들이 느끼기엔 한없이 부족할지 모르겠다. 수학 교사로서의 마음가짐과 생각들을 재미있게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
학교마다 과목마다 학교에서는 여러 대회를 개최한다. 이러한 대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시상도 하고, 나름 여러 의미도 부여한다. 내 기억에 남은 수학대회 중에서 하나는 수학 시를 쓰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전혀 보지 못한 새로운 대회였다. 수학과 인문학의 접목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기도 하였고 재미있어 보였다. 아이들은 사뭇 진지한 태도로 그 대회에 임하였고 나름 거기에서 좋은 글귀도 보곤 하였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십년간 수학을 공부해 온 나로서는 전혀 써 보지도 않은 수학 시를 학생들에게 써 보라 하고 그것을 내가 평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은가? 그래서 그 시기쯤 해서 재미 삼아 써 본 수학 시를 한편 소개한다.
수학인생
숫자 일로 시작되는 우리 인생
극한의 울음에 화답하는 무한대의 사랑
다른 숫자지만 공통 분모의 형제들은
대괄호 같은 부모 품에서 각자의 숫자를 드러낸다.
변곡점 같은 사춘기가 찾아오지만
직선의 활로를 달리듯 열심히 산다.
여러 함수들처럼 다양한 삶을 산다.
그러다 보면 대응하듯 만나는 평생의 짝
적분상수 같은 자식이 태어날 때마다
한 차원씩 올라가는 삶을 산다.
주기함수처럼 반복되는 자식들은
중괄호 속에서 사칙연산 하듯 지낸다.
때론 가족과 떨어지면 부분분수처럼 편한 삶이지만
시간이 흘러 자식이 떠날 땐 미분 같은 삶이 된다.
어느덧 소괄호 속에 노부부 둘만 남네.
저마다 숫자는 다르지만 미분하면 없어지고
저마다의 삶은 다르지만 그 끝은 지평선의 점근선으로 향한다.
시그마에 삶을 모아보면 한 편의 드라마지만
지난 삶을 회상하면 규칙 있는 수열이다.
벡터처럼 방향을 안다면 삶이 참 쉬울 텐데.
교직 10년 차에 접어들며 나 또한 자녀가 4명이나 생기면서 출산과 양육을 거듭하고 있는 시기였다. 그러면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의 입장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해보았고, 교사로서의 입장에서 과연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써 본 작은 시 두 편을 남겨본다.
시간이 흘러 알게됐다
첫 해는 학생위에 군림하려했다.
시간이 흘러 함께해야 한다는 걸 알게됐다.
첫 해는 학생들이 다 알꺼라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생각이 덜 자란 걸 알게됐다.
첫 해는 학생들이 다 똑같을 꺼라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는 걸 알게됐다.
첫 해는 학생들이 독립된 어른이라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자식이 생기니...
돌봐야 할 또 다른 자식이란 걸 알게됐다.
내 자식이라면
수업시간에 자는 저 놈!
내 자식이라면 무조건 깨운다.
가끔은 안쓰러워 재우지만...
선생님께 대드는 저 놈!
내 자식이라면 먼저 한 대 쥐어박는다.
이유야 있겠지만...
의욕이 없는 저 놈!
내 자식이라면 따끔히 혼을 내준다.
나름 생각이 있겠지만...
속상해서 우는 저 놈!
내 자식이라면 껴안아준다.
앞으로의 삶은 더 힘들겠지만...
담배 피는 저 놈!
내 자식이라면 마구 패버린다.
내가 할 말이 없지만...
여러 모습의 아이들
내 자식이라면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내 앞에 있는 저 놈! 바로 내 자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