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나의 발

by 속초순보기

1년 전부터인가 자다 일어나면 발바닥이 아팠다.

일어날 때 아파도 몇 발자국 걸으면 아프지 않아 내 팽개치고 놔두었다.

그러다 2주 전부터는 통증이 심했고, 결국 추석 연휴 때는 발바닥 통증이 심해서 걷지를 못하게 되어 오늘 병원을 다녀왔다.



추석 연휴로 병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어서 오래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의사 선생님에게 발을 보여줘야 했기에 발을 내려다보았다. 혹시나 발에서 냄새라도 나면 어쩌나...


그런데 오른발에 피멍 자국이 까맣게 들어있다.

평소 많이 걸으면 발은 늘 피멍이 들면서 양말까지 번졌고 얼마 지나면 나아지고 나아지고 해서 그러려니 하고 무심했다. 워낙 이곳저곳을 다니기 좋아하기에 별 신경 쓰지 않았다. 평소 걷는 것도 좋아하기도 했고.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에 피멍이 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고생한 나의 발을 자세히 본 것도 처음이거니와, 알뜰히 살피지도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가여워졌기 때문이다.


어릴 때 알 수 없는 병으로 왼다리를 앓게 되어, 걷지도 못했다. 걷지 못한 나를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시켰지만 당시 의사 선생님이 다리를 잘라야 한다는 말에 내 새끼 병신 만들어도 내가 만든다며 그냥 둘러업고 나오셨다.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롯 아버지의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점차 걷기 시작했고, 정상인처럼 걷기 시작했다.

다만 왼다리가 오른 다리보다 힘을 바치지 못해 항상 오른 다리 위주로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정자세로 서지 못하고, 오른 다리에 의지해서 왼다리가 앞으로 약간 나간 건방진 자세가 되었다.


그런 자세가 학교에 들어가서는 선생님에게, 직장생활에서는 상사로부터 태도가 불손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했다. 그럴 때마다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해서 오해를 다 받았다.


오른 다리에 의지해서 걸으니, 오른 다리는 매번 수난이다. 많이 걸으면, 발이 까져 피가 나고 늘 물집이 잡혔고, 넘어져도 오른 무릎이 먼저 지면에 닿아 까지기 일쑤이다.


지금까지도 잘 넘어지고 똑바른 자세로 서는 데는 좀 무리가 있다.

하지만 걷는 데는 이상이 없어서 걷는 상태를 보고는 모든 사람들이 다리 상태를 눈치채지 못한다.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 길이가 5cm 정도 차이가 나는데도.


젊었을 때는 하이힐을 신기도 했다. 산골생활에 하이힐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신었다 하면 발에 성한 곳이 없을 지경이 되어 구두를 신지 않게 되었다.

늘 편한 신발만 찾아 신는데도, (모르는 사람들은 왜 할머니 신발만 신느냐고 물어본다) 발은 상처 투성이다. 그래도 자고 일어나면 아무렇지도 않고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랬기에 별 신경 쓰지 않다가 병원 진료를 계기로 자세히 보게 되었다.

상처투성인 오른발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였다. 그리고 대견하기까지 하다. 나이 50이 넘으면 무릎과 허리가 아프다는데, 나는 아직 전혀 아프지 않다.


건강한 나를 위해 대신 발이 얼마나 수고를 했는지...


왼쪽 다리를 의지하지 않고 혼자 애쓴 오른 다리가 가엽과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짠한 마음으로 들여다보았다. 고맙다 고마워. 그리고 장하다 장해!!

이번 치료 잘 받고 다시 한번 기운을 내보자.. 나의 오른발!! 앞으로 더 건강하게 내 몸을 지켜줘.


병명은 족저근막염이란다. 당분간 걷지 말라는데, 참아야 하느니라. 앞으로 건강하게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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