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그녀

by 속초순보기

2014년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2년째가 되는 해였다. 내게 큰 힘이 되었고 삶의 지표가 되었던 어머니를 잃고 나서 나는 거의 멘붕상태였다. 아무리 즐거운 일을 해도 늘 우울하고 슬펐다. 명절때가 되면 더욱 슬퍼졌다. 적어도 일년에 2번을 친정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 것이었다. 그 탓에 명절엔 갈곳이 없어 더욱 우왕좌왕했다.



그때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때에 보게된 영화가 “ 수상한 그녀”였다. 내 주위사람들 대부분은 영화를 좋아하였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일부러 보러 가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2가지 있는데, 그 첫 번째가 “ 메디슨 카운트의 다리”라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전혀 살아나지 않았다. 글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의 안타까운 느낌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원래 영화를 썩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 영화를 본이후부터는 책이 먼저 나오고 영화화 된 영화는 절대 보지 않는다.


또 한번은 남편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의 제목은 “ 엔들리스 러브”였다. 영화를 다보고 나와서 영화의 끝장면을 이야기 하다가 싸우게 되었다. 그 이유는 나에게 있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한장면을 두고 상상을 하는 버릇이 있다. 예를 들자면, 주인공이 왜 저런 행동을하고 말을 할까?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상상하다보면 스크린은 이미 저만치 흘러가 있었다.



그럼 옆에 앉은 남편에게 “ 어떻게 되었나”를 늘 물어 보면 처음에는 대답을 잘해주던 남편이 몇 번이 지속되자 화를 내며, “ 너는 영화를 보는거니, 아니면 뭐하는 거냐” 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또 액션영화를 볼때는 외국사람들을 구분 할수 없었다.


외국영화는 장면도 봐야 하고, 자막도 봐야 하는데, 나는 동시에 보고 읽는것이 느렸다. 그래서 항상 내용을 쫒아갈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등장인물들도 구별을 못했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을 딱 두가지료 분류하여 보는 습관이 있다. 좋은사람인지 나쁜사람인지로.


“ 저 사람이 나쁜사람이야? 좋은사람이야? ..이 물음에도 남편은 처음에는 설명을 잘해 주다가도 결국엔 ”너는 어떻게 사람을 두종류로만 보냐“며 더 이상 묻지말고 영화나 보라고 핀잔을 줬다. 이런 나의 상태 때문에 영화가 끝나면 꼭 싸움을 하게 되었다. 내용은 아무리 봐도 전후를 구별못하고, 등장인물을 인식못하기 때문에 결국 영화를 보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명절때는 연휴의 무료함을 해소하기 위해 영화를 보러간다. 그렇게 만난 영화가 "수상한 그녀"였다.


영화를 보는내내 나는 “ 재가 아까 가야? , 저사람이 나쁜사람이야?”라는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가가 가인지, 좋은사람인지 나쁜사람인지 판단 할수 없는 영화였다.


이른 나이에 홀로된 어머니가 자식만을 위해 헌신해 살아오다, 자식들이 요양원에 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속상한 마음에 “ 청춘 사진관”이라는 곳으로 들어가, 영정사진을 찌고 나와 보니 20대의 꽃 처녀가 되어 있었다. 젊은시절 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어 가면서도 자식걱정뿐인 젊은 어머니가 주인공이었다.


영화속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옆에 사람을 의식도 못한채 눈물이 흘려내렸다. 어머니의 삶과 주인공의 삶이 겹쳐지고, 어머니생각에 어찌 할 수 없었다.


“ 아니, 난 다시 태어나도 똑 같이 살란다. 아무리 힘들어도 똑같이 살란다. 그래야 내가 니 엄마고 내 아들이 되지”


걷지 못하는 나 때문에 안절부절 하셨고, 걷게 되고 부터는 또 다시 잘못 될까봐 평생 애를 끓이며 사셨다. 농사를 지으면, 가장 잘 생기고 이쁜 것은 나에게 주었다. 혹시나 흠집이도 생긴것을 주면, 다시 몸에 샃어를 난 것을 주면 비롯 야채이지만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봐서 였다.


잘 성장하여 결혼을 하고, 자식까지 둔 자식이었지만 엄마에게는 늘 아픈자식이었다. 그래서 더욱 이 영화가 와 닿았던 것 같다. 제2의 인생을 포기하면서 까지 자식을 선택하는 주인공, 그 주인공이 우리어머니여서 더 감동적이고 사실적으로 다가 온 것 같다. 물론 나도 우리 어머니처럼, 영화속의 어머니처럼 자식을 우선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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