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새해 들어서부터 조바심이 나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판단도 제대로 내릴 수 없다. 마음속에서는 계속 무엇이든 하라고 난리다. 5년 전부터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분양받고, 토지를 팔아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부터였다.
속초가 동서고속철도와 동해북부선 철도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 때부터 , 아파트는신규 분양공고만 내면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청약에 당첨된 사람들은 최대 1억까지 벌었다는 소문이 들렸다.
우리 집 주변으로 새 아파트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삐죽하니 둘러쳐 서 있어서 나는 그곳에 서면 위화감을 느끼고 혼자만이 작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것은 아파트뿐만 아니다. 건물, 토지, 모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올라가고 있다. 아파트의 높이 보다 더 위화감을 느끼는 것은 가격 상승이다.
주변에서 돈을 버는 것을 보며 경제적으로 위축이 되다 보니, 마음속에서는 돈 버는 방법을 찾으라고 한다. 돈을 벌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무엇을 해야 하나, 땅을 사야 하나... 등등
이럴 때마다, 나는 가진 것이 많다. 퇴직 후 돈보다 더 멋지게 살면 되지.. 하면서 위로를 하고 마음을 다지지만 아침에 잠에서 일어나면 또 마음은 어떤 일을 해야 돈을 벌지... 이 생각이 미친다.
나는 책은 소설책을 좋아해서 소설책만 읽게 되는데, 소설은 돈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책이라고 여겨, 오늘은 자기 개발서와 부동산 관련 책을 찾아보기도 하였다.
그것도 잠시뿐 나는 나에게 또 명령을 한다. “ 빨리, 땅을 보러 다녀, 부동산 사무소에라도 가봐”라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번 이사 때부터였다. 기존 아파트를 판돈으로는 새 아파트를 사기는커녕 전세도 갈 수 없었고, 연수가 좀 된 아파트조차 살 수 없었다.
집을 구하려 다니면서 여태 인생을 잘못 살았던 것이 아닌가 하여 자책을 많이 했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만 믿었기에 돈을 벌지 못했다. 하기야 먹고사는데 급급해서 돈을 벌 수도 없었지만, 빚을 내서라도 땅을 사고 집을 샀어야 했다. 왜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라는 말을 개차반처럼 여겼을까.
대출이 있으면, 죽는 줄 알고 대출 없이 살았는데, 대출을 이용해 부자가 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러니 자책을 안 할 수도 없다. 경제에 대해서 무지했던 것도 원망스러웠다. 근래 3개월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자책하고, 후회하고,,,,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듯하다가도 자꾸 떠올라 사람을 초조하게 만든다.
이럴 때마다 집은 들어와 잠자는 공간이면 되지, 더 이상 욕심부리지 말자, 퇴직 후에는 연금이라도 나오니 생활이 되니까 편하게 생각하자고라며 나를 타이르지만 여전히 아침이 되면 달라지지 않고, 뭘 해야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 잡힌다.
그러는 사이 속초의 집값 땅값은 내 불안한 마음이 널뛰는 만큼 더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누구는 바다 뷰가 좋은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얼마를 벌었다고 하고, 외지 사람에게 집이며, 땅이며 다 팔려 이젠 부동산에서 매물을 구한다는 문구가 내걸리고 있다.
앞으로는 비싼 땅 위에서 걷고 있는 것에 만족해야 할지 모른다. 가장 비싼 땅을 밟고 돈 안 드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위안을 받아야 할 때가 곧 다가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