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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초순보기 Mar 28. 2022

나에게 쓰는 칭찬 편지

8남매 둘째로 태어나서, 외모가 외택을 하여 못난이라고 불렸다지. 어느 정도 커서 보니 아버지 형제들은 모두 미남미녀이긴 하더라.  못생긴 탓에 이름도 없이 백일을 넘겼고, 동네로 마실 갔던 고모가 주워온 이름으로 이름을 얻었지.


네 덕분에 언니 이름은 예쁜 이름인데, 너부터 복자 돌림의 이름을 갖게 되었잖아. 네가 좀 예뻤으면 아마도 미숙이가 되었을 거야. (정숙, 순복, 후복, 일복, 정복)


게다가 동생까지 여자로 태어 나서 자리를 잘못 팔았다고, 또 미움을 받았지. 

3살까지는 걷지를 못하여, 더욱더 미움을 받았고 말이야. 


그래도 너는 자라면서 점점 예뻐졌고, 다섯 자매 중 제일 미인이 되었지 ㅎㅎ 우리 자매 5명이 나가면 네가 제일 예쁘다고 한건 너도 잘 알잖아.


그런데 이상하게 점점 나이가 들수록 모두 닮았다고 해서, 우리 자매들 모두가 미인인 것인지, 추녀인지 헛갈린 적도 있지만, 그래도 너는 미인 쪽에 더 무게를 두었잖아.


그래 맞아. 너는 못난 이었고, 남들보다 좀 떨어진 사람처럼 보였을지 몰라. 하지만 난 너를 칭찬하고 싶어.


그 첫 번째가 열정이 대단하다는 거야. 

     

좀 맘에 안 드는 일이라도 내 일이다 생각하면 열심히 하잖아. 누구에게도 미루지 않고, 할 수 없는 일이면 밤새 배워서라도 하니까.  그걸 넌 증명해 냈지.


2008년도에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할 때 말이야. 부동산 중개업소를 분기별 점검을 하는데, 한 업소에서 자격증도 없으면서 아는 척한다고 해서, 넌 바로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 버렸잖아. 나이도 50이 다 되었고, 일하면서, 살림하면서 말이야. 정말 열정 하나는 못 말리지.


두 번째는 감성적이라는 거야

             

감성적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라 늘 헛딴곳에 정신이 팔려 있다고도 하더라. 하지만 난 동료들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함께 좋아해 주고, 슬픈 일에는 늘 함께 해주며, 슬퍼하잖아. 내 손에 있는 것은 다 주려고도 하고 말이야. 늙어서는 연금으로 살지 뭐.. 하면서 다 퍼주잖아.     

  

그리고 봄이 되면 꽃을 찾아 나서고, 가을이면 낙엽을 찾아 나서며, 책 속의 문장들도 감성적인 글을 더 좋아하잖아. 그래서 난 네가 좋아. 

     

셋째는 무엇을 하든 남들보다 늦더라고 끝까지 간다는 거야.


한번 손에 잡거나, 해보고 싶다 하는 것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천천히 가더라도 꼭 이루어 내잖아(그건 네가 목표를 작게 잡아서 이룰 수 있는 거야. 바보야 ㅎㅎ)      


방송통신대학교를 10년 만에 졸업한다던지, 전문적으로 일본어를 배우지 않았지만 드라마를 통해 꾸준히 공부한 결과 대화가 가능해졌고, 가끔은 전문 통역도 하고 말이지... 무엇을 하겠다 결심하면 끝까지, 대단한 성과는 아니지만 됐다 싶을 때까지는 밀어붙이잖아. 


그리고 마지막 하나만 더 칭찬할게.


이제 퇴직을 앞두고 어떻게 살아갈까를 고민하며, 꾸준히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 가고 있잖아. 정말 너답다. 칭찬해 주고 싶어. 


열정적이고, 끈기있고, 감성적인것도 다 좋은데,,, 건강도 꼭 챙기면서 앞으로 나아가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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