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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Aug 25. 2020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힘-룬샷

간서치와 전기수의 이야기


"룬샷loonshot"


1. 주창자를 나사 빠진 사람으로 취급하며,


2. 다들 무시하고 홀대하는 프로젝트.



"문샷moonshot"


1. 달에 우주선을 보내는 프로젝트


2. 아주 중요한 결과가 나올 거라고 다들 기대하는, 많은 것을 투자한 야심찬 목표.



"프랜차이즈franchise"


1. 룬샷으로 탄생한 제품의 후속작 또는 업데이트 버전.


예시) 스타틴 계열의 아홉 번째 약,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스물 여섯 번째 영화, 아이폰 X



책의 앞장에 소개된 용어 정리다.



1. 상분리: 룬샷 그룹과 프랜차이즈 그룹을 분리한다.


2. 동적평형: 양 그룹 간에 막힘없는 교환이 오간다.


3. 임계질량: 룬샷 그룹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크다.



책의 뒤에 정리된 용어 정리다.







지금 가장 핫한 책이다.


몇 주 전에 발간한 [매경 이코노미스트]에서 조사한 CEO들의 추천도서 1위로 꼽힌 책이기도 하고,


장기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책이기도 하다.



물리학자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전환한 저자의 이력이 녹아있어, 과학과 경영을 아우르는 식견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465페이지라는 책의 두께가 부담스러운 독자라면, 에필로그만 읽어도 대강의 내용을 알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2차 세계대전은 독일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독일은 압도적인 군사 기술을 바탕으로 연합군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특히 해상에서는 '유보트'라 불리는 잠수함의 공격에 연합군의 군함은 맥을 못 췄다. 그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나온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여기에 미국이 참전하게 된다. 그렇다고 미국이 독일군의 앞선 군사 기술력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국방부의 굳은 머리로는 전황을 뒤집을 획기적인 방책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강력한 프랜차이즈 조직인 미국 군대는 혁신에 실패한 죽은 조직이었기 때문이었다. 미군 내에 변화가 필요했다. 여기에 외부에서 투입된 사람이 버나바 부시였다. 그 선택은 마치 청어가 가득한 수조에 바다 메기를 집어넣는 효과를 가져왔다. 청어 잡이 어부들은 장시간 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죽어 버려지는 청어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수조에 바다 메기를 넣는다고 한다. 그러면 천적을 피하기 위해 청어는 쉬지 않고 헤엄치는 바람에 바다 메기의 먹이가 된 일부만 제외하고 산 채로 항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의 주도 하에 과학 연구개발국이 세워진다. 이곳에서 개발된 장비 중 하나가 바로 레이더이다. 그들이 개발한 레이더 장비는 독일군의 공습과 잠수함 유보트를 무력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연구소에서 나온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병사들의 질병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낮추었고, 혈장 수혈을 연구해 전장에서 수천 명의 목숨을 구했다.




룬샷이 성공만 불러오는 것만은 아니다. 룬샷으로 인한 성공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실패를 가져온다.


저자는 항공사 팬암을 세운 트립과 아메리칸 항공을 설립한 크랜들을 비교한다. 트립은 제품형 룬샷에 치중했다. 그래서 보잉 같은 항공기 제조사와 협력해 대량의 인원을 장거리 수송할 수 있는 제트 여객기를 개발하였다. 항공기의 운항을 돕는 무선항법 장치도 그의 노력으로 나왔다. 2차 세계대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미드웨이와 괌에 노선을 개척한 것도 그였다. 반면에 크랜들은 전략형 룬샷에 능했다. 그는 미국 업계에서 처음으로 2단계 임금 체계를 고려했다. 항공업계에 전산화된 예약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그였다.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들은 신규 노선에 취항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 외에도 마일리지 프로그램, 슈퍼 세이버 프로그램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결과는 제품형 룬샷의 패배와 전략형 룬샷의 성공이었다. 팬암은 종적을 감췄고, 아메리칸 항공은 미국 굴지의 항공 업체로 살아남았다.




이런 그림은 역사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를 만들었지만, 필름 카메라만 고수하다 망한 코닥이나, 스마트폰을 만들어 놓고도 폴더폰에 천착하다 결국 애플이 내놓은 스마트폰에 쓰러진 노키아가 그렇다. 이 책에는 이 외에도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만든 에드윈 랜드의 이야기도 나온다. 폴라로이드도 결국에는 디지털카메라에 등장에 문을 닫는다. 랜드의 머릿속에도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시장 침해를 우려한 나머지 과거 제품만 고수하다 그리되었다.






이런 룬샷을 가장 잘 활용한 기업가로는 스티브 잡스가 있다.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나 픽사에서 재기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룬샷의 가치와 경영 방법을 터득하였다. 그 덕분에 다시 애플에 복귀한 뒤에는 아이브 같은 예술가만 높이거나 일반 병사를 무시하지 않았다. 이 둘을 적재적소에 배치했으며 교류했다. 또 그는 아이팟이나 아이폰 같은 제품형 룬샷도 내놓았지만, 이를 지속시킬 수 있는 아이튠스 스토어 같은 전략형 룬샷도 내놓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기업이든 국가든 어떤 집단을 이끄는 것은 룬샷 같은 획기적인 변화나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한 룬샷에 함몰되면, 그간의 변화나 개혁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여기에는 균형과 조절이 필요하다. 이것이 리더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동적평형이다. 리더는 룬샷 같은 인물을 잘 발굴하여 그들의 재능을 도와야 한다. 동시에 다른 구성원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도 요구된다.



룬샷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역치를 넘어서는 수고가 필요하다. 즉 임계치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가짜 실패'가 있을 수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는 스타틴 계열의 약이 나오기까지 일본의 엔도 박사가 겪었던 시행착오가 그 예라 하겠다. 인생도 그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실패로 끝날 게 아니라, 실패를 발판 삼아 룬샷을 일으킨 길을 모색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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