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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Oct 05. 2021

나는 오랜 시간 나쁜 스토리에 젖어 살았네

[백만장자의 아주 작은 성공 습관]

하나의 부정적인 스토리나 생각에 집착하면 삶의 많은 영역에 파장을 미치게 된다. 그러니 나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스토리로 바꾸자.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고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아주 긴 시간 부정적인 스토리에 얽매여 살았구나

내가 자라온 환경은 역기능 가정이었다. 내가 '역기능'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것도 어른이 되어 읽은 책 덕분이었다. 역기능의 가정은 내게 많은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 영향은 내가 마흔이 되기까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특히 그 영향력은 이성관계, 인간관계를 포함해 나의 전 영역에 걸쳐 작용했었다.


스무 살에 교회 청년부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연애에 무척 서툴렀다. 이유는 내가 일명 '금사빠'였기 때문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조금만 잘해주면 나는 금세 그 여자에게 푹 빠져 들었다. 상대방은 호의로 베푼 행동을 나는 애정으로 잘못 해석하였던 것이다. 한 번은 내가 좋아했던 누나의 삐삐 음성 메시지를 전부 내 음성으로 채우는 바람에 다른 사람의 메시지를 수신할 수 없었고, 누나가 아프다는 말에 불쑥 그 집에 찾아간 적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은 옮겨갔다. 쉽게 좋아하지만 포기도 빨랐다. 나중에 헤아려 보니 그렇게 길고 짧게 좋아했던 자매의 수가 열 손가락과 열 발가락이 넘었다. 나는 우정에서 시작하는 법을 몰랐다. 남녀 관계는 시작하면 무조건 100미터 앞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착각했었다. 나에게 호감을 가졌던 여자들에게서 그런 점이 부담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다. 나중에 철들어 든 생각은 그때 내가 좀 더 온전했으면, 나의 결혼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었겠다는 것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무능력했었다. 어린 나이에 상경에 자수성가한 작은 아버지 아니었으면 나의 어린 시절은 더욱 암울했을 것이다. 새벽에 수산시장에 나가 동생 일을 잠시 도와주고는 오전에 귀가하셨다. 집에 와서 하는 일은 하루 종일 잠만 자거나 식사를 하거나 줄담배를 피는 일이었다. 그러다 어머니의 성화에 화가 나면 밥 먹던 상을 뒤엎거나 어머니를 구타했었다. 선친은 학교 입학식과 졸업식, 군대 입대날에 한 번도 오신 적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겐 아버지와의 좋은 추억이 많지 않다. 


부성 결핍은 내게 애정 결핍을 가져왔다. 나의 애정 결핍의 영향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서툰 관계의 기술로 작용했다. 그때 나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갈구했었고 한편으로 자아는 위축되어 있었다. 나는 남의 눈치를 보는 편이었다. 타인의 안색이 안 좋으면 다른 일 때문에 그럴 수 있는데 원인이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지 않은 스토리가 내 머릿속에 새겨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야 이 사실을 깨달았다.


아 나는 너무 좋지 않은 스토리에 젖어 살았구나

모든 사람이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나 같은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해서 모두 나 같이 사는 건 아니다. 다만 나는 좋지 않은 스토리에 젖어 살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그 스토리를 바꿀 전혀 다른 스토리도 내게는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은 지금에야 그 좋지 않은 스토리를 이길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다행히 너무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좋아진 세상 덕분에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갈 공간도 많이 늘었다.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내 안의 좋지 않은 스토리를 갈아엎어야겠다. 그리고 나만의 좋은 스토리로 남은 내 삶을 채워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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