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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Oct 13. 2021

인터넷 바깥세상만 평평해

인터넷 우물에서 벗어나기

과거 미국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L 프리드먼이 쓴 책이 국내에서 베스트셀러였던 적이 있다. 나도 그 책을 읽었는데, 세계화 예찬론자인 그는 책을 통해 세계화가 가져오는 변화와 기회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금은 세계화 물결에 더해 인터넷과 SNS, 그리고 플랫폼 덕분에 개인의 세상이 더욱 넓어졌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까지 상용화되면, 또 다른 세계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니 그것이 가져올 변화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예전에 한 때 나의 네이버 블로그 방문자수가 5,000명을 넘어서던 시절이 잠깐 있었다. 덕분에 네이버 애드포스트로 20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 내 블로그 방문자수는 그때의 백 분의 일도 안 된다. 저품질에 걸린 덕분이다. 네이버 블로그든, 티스토리든 국내 블로그 플랫폼을 이용하는 한 피할 수 없는 게 바로 저품질이다. 빠지는 건 순식간인데, 벗어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기존 블로그 버리고 새로 만들라는 소리를 하겠는가. 블로거는 끊임없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는 돌을 밀어 절벽을 올라야 하는 시시포스와 다르지 않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같이 블로거들이 끊임없이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알고리즘을 짜 놓았다. 기업은 블로거들의 시간과 열정을 갈아 만든 콘텐츠로 트래픽을 생산한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 격이다. 요즘 [오징어 게임]의 경제적 효과를 넥플릭스가 다 가져간다고 말이 많은데, 국내 플랫폼 기업도 그런 면에서 보면 넷플릭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블로거를 포함한 콘텐츠 생산자는 플랫폼이 만들어 놓은 룰 안에서 게임을 해야 한다. 그들이 정해놓은 룰에서 벗어나면 저품질과 누락이 블로거를 위협한다.


요즘 직장인 사이에서 부업이 대세다. 퇴근 후나 주말 휴일에 짬을 내어 음식 배달을 하는 사람도 늘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것을 권하지 않는다. 이유는 아래 영상으로 대신하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IrHMMS9E_FA&list=PLSQ6NxKSoXSCYaz5WahU16jfDe1iqvxbK&index=6

나도 부업에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공부도 하고 시도도 해보았다. 제휴 마케팅이 괜찮을 것 같아 크몽에서 어느 제휴 마케팅 전문가의 강의를 거금을 주고 듣고 따라 해 보았다. 해보고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이 사람이 이제는 안 통하는 철 지난 방법을 돈 받고 파나?

가장 최근에는 잠시 스마트 스토어 위탁판매도 해보았다. 본의 아니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장모님과 아내의 교통사고로 접게 되었다. 시작하기 전에 유료 강의도 듣고, 책도 많이 읽어 나름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해외 소싱이 아닌 위탁 판매로는 마진을 남기기 힘들고, 트래픽을 가져올 통로가 없으면 상세페이지나 광고에 돈을 들여야 한다는 것 두세 가지 교훈을 얻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 도착한 곳이 해외 플랫폼 시장이다.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만들어 꾸준히 글을 올린다. 블로그 글은 다시 캔바 템플릿을 통해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에 올리고, invideo 같은 비디오 툴을 통해 영상은 다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틱톡과 유튜브에 올린다. 이른바 원소스 멀티 유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오직 콘텐츠와 인내뿐이다. 영어를 못해도 플리토나 구글이 있다. 갈수록 번역 기능이 좋아지고 있다. 다만 짧게는 반년 이상, 길게는 2년 이상 포기하지 않고 플랫폼에 콘텐츠를 쌓아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 빛을 볼 날이 올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해외 플랫폼도 국내 플랫폼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공부해보니 다른 점이 있다. 동원 가능한 전문가도 많고, 도구들도 많다. 비용이 들어서 그렇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같은 플랫폼의 성장을 도와주는 도구들이 많이 있다. 그 비용이라고 해봤자, 직장인이 식후 마시는 커피 값만 두세 번 아끼면 가능한 금액이고, 처음에는 무료 기능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이제는 국내 유저들이 인터넷 세상에서도 세상이 평평하다는 걸 몸소 체험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네이버가 국내 유저 귀한 줄 알고, 콘텐츠 생산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도록 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해외 기업이라 쳐도 네이버는 국내 기업인데, 콘텐츠 생산자에게 애드센스보다 인색하다. 애드센스로 수익 얻는 게 조금만 쉬웠다면, 네이버의 콧대는 조금 낮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고 보니 브런치도 별반 다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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