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간서치 N 전기수 Jun 21. 2022
#104 민철 사무실
민철이 서류를 검토하고 있고 그 앞에 미영이 서 있다.
(소리) "사랑해"
미영 (입을 가리며 웃는다) 푸흡
민철 (책상에 놓인 스마트폰을 열어 본다)
카톡으로 인아가 보낸 사진
레깅스 바지와 루즈하게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반팔 티를 입은 인아가 거울 보고 찍은 사진
민철 (사진을 보고 웃고는 내려놓고 다시 서류 보려는데)
소리 사랑해
민철이 다시 카톡을 열어보니 귀여운 이모티콘과 아래 "오케?"
민철 (손가락으로 한 글자씩 타이핑) 오케이 (이모티콘을 열어 첨부)
인아 카톡 토요일 친구 결혼식 가야 해요. 잊으면 안 돼요.
민철 (씩 웃는다) 알았어. (미영을 의식하고) 왜? 뭐? 뭐?
미영 죄송해요. 오빠, 아니 대표님.
민철 내가 이러는 게 재밌어?
미영 아니, 직원들이 그래요, 대표님 많이 달라지셨다고.
민철 그래? 뭐라 그러는데?
미영 뭐, 많이 부드러워지셨다고, 전보다 화도 덜 내시고.
민철 그 말은 전에는 내가 직원들에게 화도 많이 내고 까칠했다는 거네.
미영 네. 뭐. 가끔은. (어깨를 으쓱한다)
민철 아, 그리고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미영 네.
민철 여자 친구의 친구 결혼식에 같이 가는 건 무슨 의미야?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어서.
미영 글세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보편적으로는 결혼할 사람 소개해주는 의미겠죠.
민철 (화색이 돈다) 그래?
미영 네. 아무래도 전부터 친분이 있는 관계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나중에 헤어지면 난처할 수 있으니까.
민철 아, 그래. 그럼 축의금은?
미영 저희는 친구들끼리 돈 모아서 선물을 했어요.
민철 아, 그렇구나. (끄덕인다)
#105 결혼식장
민철이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며 들어온다.
민철 어, 방금 도착했어. 몇 층으로 가면 돼?
#106 같은 장소
엘리베이터에서 민철이 내려 식장으로 향하는 민철.
인아가 입구에 기다리고 있다가 민철을 보고 반갑게 다가온다.
인아 오빠. 왔어요?
민철 어, 오래 기다렸어?
인아 아뇨. 차 많이 막혔죠?
민철 아니, 생각보단 많이 막히진 않았어. (인아를 보고 흐뭇하게 웃는다)
인아 왜요, 어디 이상해요?
민철 아니, 신부 하객이 신부보다 예쁘면 실례 아닌가?
인아 칫~~~~~(민철을 보고) 우리 오빠도 슈트발 잘 어울린다.
민철 그래?
인아 네, 내 남자 친구가 젤 멋있는 것 같아요.
#107 신부대기실
신부가 부캐를 들고 앉아 있고, 주위에 친구들이 서서 담소를 나누며 사진을 찍는다.
인아 (신부에게 다가가며) 혜정아. 결혼 축하해.
혜정 (반가워한다) 어, 인아야, 어서 와.
인아 너무 예쁘다 너.
혜정 고마워. (민철을 보고) 누구? 너 남자 친구?
인아 어? 어. 오빠 여기는 제 대학교 친구 김혜정.
민철 안녕하세요. 한민철이라고 합니다.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혜정 아, 네 만나서 반가워요. 와주셔서 감사해요. (민철을 쳐다보고 있다)
민철 옆으로 다가와 친구를 보며 웃으며 팔짱을 끼는 인아.
#108 같은 장소
화장실에서 나오는 민철이 나오는 데 뒤에서 들리는 소리
친구 1 (소리) 인아 걔 대단하지 않니?
인아라는 말에 뒤를 돌아보니 여자 여럿이 벽 쪽에 서 있다.
친구 2 여자는 예쁘고 봐야 하나 봐. 언제 또 그런 남자를 물었는지, 대단해.
친구 3 달리 서인하겠니? 걔는 인물값 한다니까. 대학 때도 걔 좋아하는 선후배 많았잖아.
친구 1 맞아 그랬어. 뭐 결국 돈 많은 집 아들 잘 물어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했잖아. 뭐 몇 년 못 살고 이혼했지만.
친구 4 근데 이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연애니 연애는. 그러고 보면 대단한 멘털의 소유자야 걔는.
이를 옆에서 듣는 민철의 얼굴에 노기가 서린다.
#109 같은 장소.
식장 입구 앞에 인아가 서있다.
굳은 표정으로 인아에게 다가가는 민철
인아 오빠, 들어가요. 곧 시작해요.
민철 (안으로 들어가는 인아의 손목을 잡는다) 인아야.
인아 네. 오빠.
민철 우리 나가자.
인아 네? 왜요?
민철 아니, 그냥 나가고 싶어서.
인아 오빠, 식사도 해야 하잖아요.
민철 아니, 괜찮아. 나가서 먹자.
인아 왜요, 오빠. 어디 안 좋으세요.
민철 (문득 생각나서) 아, 내가 너한테 말을 안 했는데, 실은 내가 공황장애가 있어서. 한 동안 증상이 없었는데, 갑자가 숨이 가빠오고.
인아 (걱정하는 눈빛) 그래요? 그럼 나가요. 오빠. 괜찮은 거죠? (민철을 부축하며)
민철 어, 바깥공기 좀 쐬면 좋아질 거야.
#110 민철 차 안
인아가 운전하고 있는 민철을 근심 어린 표정으로 본다.
인아 오빠 운전할 수 있겠어요? 제가 할까요?
민철 아냐, 괜찮아. 밖으로 나오니까 많이 좋아졌어.
인아 오빠 그런 증상 있으면 미리 말하지 그랬어요. 그랬음 같이 오자고 안 했을 텐데.
민철 아니, 증상이 한 동안 없었는데, 아까 갑자기 증상이 생겨서.
인아 약은 빼먹지 않고 먹고 있는 거죠?
민철 어, 당연하지.
근심 어린 표정으로 민철을 보고 있는 인아.
#111 친구 혜정의 집
현관문이 열리고 인아와 친구들이 들어온다.
혜정 얘들아. 어서 와.
혜정 부 어서 오세요.
내부를 둘러보며 들어오는 친구들.
거실 가운데 상이 길게 놓여 있고 그 주위에 집들이 뷔페가 차려져 있다.
#112 같은 장소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는 인아와 친구들.
혜정이 담소하며 식사 중인 인아에게 다가온다.
혜정 (귓속말로) 인아야, 잠깐만.
인아 (먹다가 친구를 본다)
#113 같은 장소
인아를 세탁실로 데리고 가는 혜정
문을 열어 내부를 보여준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인아.
혜정 인아야.
인아 응, 혜정아
혜정 (인아의 손을 덥석 잡는다) 정말 고마워 인아야.
인아 뭐가?
혜정 난, 네가 나를 이 정도로 생각하는지 몰랐어. 정말 고마워 인아야.
인아 뭘 가지고 그러는 건데?
혜정 얘는 모른 척 하기는. 저거, 저거 말이야. (세탁기 건조기 세트를 가리킨다) 내가 저거 갖고 싶은 거 어떻게 알고.
인아 (말문이 막힌 표정)
혜정 계집애, 주소를 모르면 나한테 전화를 하지, 굳이 오빠한테 전화를 할 건 뭐 있니? 암튼 고마워 인아야 정말 고마워. 저기 있던 세탁기는 팔아서 오늘 집들이 뷔페 비용에 썼잖아. 정말 고마워 인아야.
혜정 부 고마워요. 인아 씨.
인아 (억지웃음) 아, 네.
#114 아파트 1층 (저녁)
밖으로 나온 인아와 친구들과 마중하는 혜정과 남편.
인아는 표정이 좋지 않다.
혜정 오늘 와줘서 고마워 조심해서 들어가 얘들아.
친구 1 아냐, 덕분에 오늘 즐거웠어.
친구 2 혜정아 고생했어.
혜정 고생은. 그럼 잘 가 얘들아. 올라가서 치워야 해서.
친구 3 그래 들어가.
혜정이와 남편 들어간다.
친구 3 우리 어디 가서 좀 마실래? 아니면 오래간만에 클럽 갈까? 얘들아 어때?
인아 얘들아, 미안. 난 가 봐야 할 데가 있어서.
친구 2 어디, 아, 그때 그분!
친구 1 그래, 그러머 하는 수 없지. 우리들끼리 가는 수밖에.
인아 미안해 같이 가지 못해서.
친구 1 아냐, 아냐, 괜찮아. 어쩔 수 없지. 그럼 나중에 보자 인아야.
인아 그래, 즐거운 시간 보내.
인아가 일해과 멀어지며 스마트 폰을 꺼내렸는데.
친구 1 (소리) 인아야.
친구 1이 인아에게 다가온다.
인아 어.
친구 1 혜정이 결혼식장에서 함께 왔던 남자 친구분. 멋있더라.
인아 어, 그래, 고마워.
친구 1 (할 말이 있는 듯) 인아야.
인아 어, 왜?
친구 1 아까, 화장실 갔다 오다가 혜정이랑 하는 얘기 들었어.
인아 뭐, 아, 그거?
친구 (다가와 팔짱을 낀다) 너는 학교 다닐 때도 참 정이 많은 친구였어.
인아 어, 그랬니?
친구 1 그럼, 그건 내가 잘 알지. 그분과 결혼할 거지?
인아 어? 어.
친구 1 그래, 나도 금년 안에 오빠랑 결혼할 거 같아. 그때 꼭 축하해줘야 해. 인아야.
인아 어, 알았어.
친구 1 그럼 잘 들어가. 난 갈게.
인아 그래 잘 가.
친구 1 일행에게 다가간다.
인아 단축번호를 누른다.
#115 민철 집
거실에서 불 끄고 프로젝션으로 영화를 있는 민철
전화벨이 울린다.
민철 (액정을 보고 웃는다) 어, 인아야.
인아 (화를 참으며) 오빠, 어디예요?
민철 나? 나야 집이지. 왜?
인아 아니, 오늘도 늦게까지 일하나 해서요.
민철 좀 전에 와서 씻고 영화 보고 있어. 인아는 어딘데? 아, 오늘 친구 집들이라고 했나?
인아 네, 지금 끝나서 집에 가려고요.
민철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 내가 태우러 갈까?
인아 아뇨, 그럴 필요 없어요. 오빠.
민철 그래, 알았어.
인아 네, 끊을게요. 오빠.
전화를 끊은 인아의 표정이 좋지 않다.
#116 같은 장소.
민철의 등 뒤로 도어록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는 민철.
인아가 서 있다.
민철 (반가워 일어나 다가가) 인아야.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이야?
인아 (민철을 화난 얼굴로 보다가 욕실로 가서 손을 씻는다. 세면대 양 모서리를 잡고 고개를 숙여 숨을 고른다. 거실로 나오는 인아. )
민철 (인아가 심상치 않음에 불안한 민철) 인아야 무슨 일인데?
인아 (민철 앞에 마주 서서 쳐다본다) 오빠예요?
민철 뭐가?
인아 (화를 누르며) 이번에 결혼한 친구 집에 제 이름으로 집들이 선물 보낸 사람이 오빠냐고요?
민철 어, 그거?
인아 오빠예요? 오빠가 보냈어요? 오빠가 보냈냐고요?
민철 어.
인아 왜요? 왜, 오빠가 보냈는데요. 제가 언제 오빠한테 그런 부탁하던가요?
민철 아니.
인아 그런데 왜요? 왜 그랬는데요? 오빠가 왜 집들이 선물을 보내는데요? 친구들끼리 돈 모아서 선물하는데 왜 따로, 오빠 돈 써 가면서 선물하는 건데요? 오빠가 그러면 제가 고마워할 줄 알았나요? 감격이라도 할 줄 알았나고요? 전에도 여러 번 말했잖아요. 오빠 이러는 거 싫다고. 부담된다고. 왜 제 말을 못 알아듣는 건데요. 제가 우스워요? 오빠는 크게 착각하는 거 같아요. 제가 전에 말한 오빠를 만나는 이유 말고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거 아니거든요. 저는 오빠가 이러는 게 하나도 고맙지도 않고, 부담되고 싫다고요. 오빠가 왜 제 친구 관계까지 개입하냐고요? 왜 사람 바보 만들어요? 오빠가가 제 친구들 결혼할 때마다 선물할 거예요? 도대체 왜 그래요? 왜?
민철 미안해.
인아 왜 그랬어요? 제겐 말 한마디 없이.
민철 그게~~~~~결혼식 장에서 우연히 인아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 듣고 화가 났어. 그 자리에서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인아가 곤란해질 것 같더라고. 화가 나 있는데, 인아랑 교회에서 들었던 설교 말씀이 생각나더라고. 선으로 악을 갚으라는 말씀이. 그래서 신랑에게 명함을 받아 집주소를 물어서 보냈어.
인아 나는 누가 뭐래도 괜찮은데, 오빠가 자꾸 그러면 제가 미안하잖아요. 오빠가 날 만나서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을 하고 안 써도 될 돈을 쓰니까.
민철 아냐, 난 괜찮아.
인아 제가 괜찮지 않아요. 오빠 그러지 마요. 전 괜찮다니까요. 사람들이야 원래 남 이야기하는 거 좋아하니까.~~~~~~그냥 자기들도 나중에 이혼 한 번 해보라지 뭐 그리 생각하면 되죠.
민철 그래, 알았어. 그럴게.
인아 (민철에게 다가가 어루만진다) 난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알았죠?
민철 응, 알았어.
인아 (민철에게 안긴다)
#117 같은 장소
인아 (품에서 떨어지며) 오빠, 저 이만 볼게요. 쉬는데 방해해서 미안해요.
인아가 가려는데 민철이 잡는다.
민철 자고 가지. 낼 어차피 볼 건데.
인아 (적이 놀란으로 다 본다)
민철 자고 낼 같이 전에 못 했던 방청소와 인테리어도 마무리하고~~~~~참, 전에 인아가 해줬던 반찬도 다 떨어져 가.~~~~~~화장품이랑 속옷도 지난번에 사놨~~~~~~
인아 (민철에게 다가가 왼손 검지로는 민철의 입을 지그시 누르고 오른손 검지는 자신의 입에 갖다 댄다) 쉿!
민철 그럼 자고 갈~~~~~~
인아 (같은 자세로) 쉿!
#118 같은 장소.
민철과 인아가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다.
민철이 팝콘이 담긴 통을 들고 있다.
인아가 영화를 보며 팝콘을 먹는다.
민철 (영화를 보다 인아를 보고) 그런데.
인아 (민철을 본다)
민철 정말 그렇게 생각했어?
인아 뭘요?
민철 니들도 한 번 이혼해봐라! 그럼 내 맘 알 거다!
인아 그럼요. 저도 사람인데요. 그런 생각 들죠.
민철 (웃으며) 그랬어. 허허.
인아 (웃지 않는다)
민철 왜?
인아 이렇게 오빠한테 제 이혼 얘기를 해도 되는가 해서요.
민철 글세, 좀 아쉬운 건 있지. 내가 먼저 만났으면 더 좋았겠다. 그렇다고 지난 과거를 바꿀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잖아. 전에도 했잖아. 그래도 다행이라고. 그 덕분에 이처럼 만날 수 있으니까. 난 그걸로 감사해.
인아 (말없이 민철을 본다)
민철 (말없이 인아를 보다가 인아에게 다가간다)
인아 (눈을 감는다)
키스하는 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