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뽕짝 드라마 -25-

재회

by 간서치 N 전기수

#153 마을회관


마을회관 안에 친구들이 가족들과 둘러앉아 있다.

민철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민철 야들아, 늦어서 미안하다.

친구 아니다, 우리도 온 지 얼마 안 됐~~~~


인아가 뒤따라 들어온다.

사람들의 시선이 인아에게 향한다.

남자들이 말없이 인아를 본다.

아내들은 그런 남편이 못 마땅하다.


상철 이 분은 누구?

민철 인사해라. 니들 제수씨 될 사람이다. 이름은 서인아.

인아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친구들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한다.


친구 아, 그랴요? 제수씨 만나서 반갑습니더. 참말로 이쁘~~(아내가 종아리를 꼬집으니 얼굴을 찡그린다) 아얏!


#154 같은 장소.


민철과 인아, 그리고 친구 내외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때 문이 열리고 여자가 들어온다.


다희 얘들아. 안녕? 정말 오랜만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여자에게로 향한다.

다희를 보고 난감해하는 친구들.

민철의 눈치를 본다.

민철이 다희를 보고 놀란다.

인아는 누구지 하다가 생각난 표정.

특전사 군복 입은 민철이 볼을 맞대고 찍은 사진 속의 그녀다.


#155 같은 장소.


자리를 파하고 헤어지는 분위기.

친구들끼리 인사하고 각자의 집으로 간다.


민철과 인아가 걸아간다.


다희 (소리) 야! 한민철!


길을 가던 두 사람, 멈춰 서 뒤돌아 본다.

잰걸음으로 두 사람에게 걸어오는 다희.


다희 같이 좀 가지.

민철 (어색하게) 어? 어, 그래.


민철에게 다가온 다희.

인아를 본다.


다희 누구?

민철 어, 서인아라고 내 여자 친구. 나랑 결혼할 사람.

다희 (놀란 반응) 어? 어, 그래. (애써 웃으며 손을 내민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송다희예요.

인아 (어색하게 손 내민다) 네, 안녕하세요. 서인아라고 합니다.

다희 (인아를 빤히 본다) 미인이시네요.

인아 아, 네? 고맙습니다.

다희 오랜만에 만났는데, 우리 집에 가서 맥주 마실래? 어차피 가는 길인데.

민철 어, 그게.

다희 (인아를 보고) 괜찮죠? 인아 씨?

인아 네? 아, 네.

다희 (민철을 보고) 것 봐! 괜찮으시데잖아. 가자.


인아의 눈치를 보며 불편해하는 민철.


#156 다희의 집


민철 모의 집보다는 현대식 벽돌집.

세 사람이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온다.


다희 앉아서 쉬고 있어. 나 옷 좀 갈아입고 나올게. 맥주를 마시면 열이 날 것 같아서.


민철과 인아는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는다.

내부를 둘러보는 두 사람


잠시 후 나오는 다희.


상의는 가슴골이 보이는 어깨끈의 민소매 티와 하의는 짧고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나온다.

다희의 옷차림에 놀란 민철.

다희의 옷차림이 신경 쓰이는 인아.


다희 (식탁으로 가며) 여기 와서 앉지.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으로 가는 두 사람.

식탁의 삼면에 하나씩 놓여 있는 의자.

가운데 앉는 다희.

민철과 인아는 마주 앉는다.

식탁에는 맥주 캔들과 안주들이 놓여 있다.


다희 이게 얼마만이지? 한 십 년 됐나? 내가 유학 가면서 헤어졌으니까.

민철 (좌불안석) 그렇지 그때부터 못 봤지.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다희 뭐, 대학원 석사 마치고 미국 유학 갔지. 거기서 박사 학위 따고, 다시 유럽 가서 미술사 공부하다가 금년에 귀국해서 교수로 지내고 있지. 신문이나 잡지에 칼럼도 내고, 책도 쓰고.

민철 어, 그래.

다희 아, 잠깐만 있어봐.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포장된 작은 상자를 갖고 나와 민철 앞에 놓는다) 이거.

민철 이게 뭔데?

다희 별 거 아니야. 스위스 여행 갔다가 네 생각나서 하나 샀어. 시계야. 한 번 차 봐. 맘에 들지 모르겠지만.

민철 (인아와 눈이 마주친다) 아냐, 난 됐어.

다희 그러지 말고 한 번 열어보기라도 해라. 그래도 성의가 있는데. 그렇죠 인아 씨.

인아 (억지웃음)

민철 (마지못해 포장을 뜯는다)

다희 차 봐.

민철 (다희 앞에 놓으며) 아냐, 너 나중에 남자 친구 생기면 선물해.

다희 (민철을 살짝 보더니 포장을 뜯어 민철의 팔을 잡아당겨 손목에 채운다) 잘 어울리네. (인아를 보고) 아, 참! 인아 씨!

인아 네?

다희 거기 욕실이랑 화장실 불편하지 않아요? 재래식이라 많이 불편할 텐데. 불편하면 저희 욕실 써도 돼요.

인아 (조금은 단호하게) 아뇨, 괜찮아요.

다희 (의아한 듯) 그래요? 많이 불편할 텐데. 저도 써 봐서 아는데. 많이 불편해요. 냄새도 많이 나고 지저분하고. 아시잖아요.

인아 괜찮아요. 맘만 고맙습니다.

다희 괜찮다면 어쩔 수 없고요.


난감한 표정으로 인아의 눈치를 살피는 민철.

인아의 표정이 좋지 않다.


#157 같은 장소


얼마나 마셨는지 다희의 볼이 빨갛다.


민철 그래. 근데 이 집은?

다희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 개보수했어. 가끔 쉬고 싶을 때 와서 쉬다 가. 할머니 체취도 느낄 수 있어서. 할머니가 그리울 때면 가끔 내려와.

민철 어, 그래.

인아 근데, 오빠랑은?

민철 어, 다희가 고등학교 때 우리 마을로 전학 왔어. 그때부터 알고 지냈지.

다희 아빠가 광주지검장으로 발령받으면서 날 할머니 집으로 보낸 거지. 내신도 올리고, 요양도 하라고. (인아를 보고) 그때 제가 몸이 안 좋았거든요.

인아 아, 네.

다희 (인아를 보고) 실은 얘가 저의 첫사랑이에요. 제가 무척 좋아했었거든요. 야, 너도 나 좋아했잖아. 그러고 보면 너도 내가 첫사랑 아닌가? (웃는다)

인아 (그 말이 불편한 인아)

민철 (안절부절)

다희 얘가 무척 싸움을 잘했거든요. 불량학생들한테 괴롭힘 당하고 있는데, 얘가 구해줬어요. 그 모습에 반해서 그때부터 제가 엄청 따라다녔어요. 뭐 그러다 저 대학 가고, 얘는 군대 가고. (민철 보고) 내가 너 군에 있을 때도 거의 매주 면회 갔었잖아. 기억 안 나?

민철 어? 어, 그랬지. (인아 눈치를 본다)

인아 (표정이 굳어지는 인아)

다희 (양쪽 무릎을 당겨 허벅지에 붙이며 몸을 웅크린다) 그러다 얘 제대하고 저랑 술집에서 만났는데, 조폭 몇 명하고 시비가 붙었어요.

인아 (다희의 가슴골과 엉덩이 밑살이 보이는 게 거슬린다)

다희 그때 맞고 달아난 조폭들이 무리를 끌고 왔거든요. 얘 그때 엄청 맞았거든요. 이 잘 생긴 얼굴 맞아서 퉁퉁 부어가지고(왼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오른손으로 민철의 볼을 쓰다듬는다. 손길을 거부하는 민철) 그런데도 조폭 두목 앞에서 기 하나 죽지 않고 말하는 거예요. "저 여자 건들면 너희들 내가 가만 안 둔다" 그 기개에 두목도 반했는지, 치료해주고 자기 부하로 삼았죠. 결국 얘 조직원 배신으로 누명 쓰고 감옥 가고. 난 유학 갔지.

민철 (좌불안석으로 인아의 눈치를 보며) 야, 뭘 그걸 그리 세세하게 말하니. 다 지난 일인걸. 너 취했구나. 그만 일어나자.

인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다희 취하긴 하나도 안 취했거든. (조금 취한 듯) 야, 한민철! 그리 말하면 내가 섭섭하지. 좋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너 감방에 있을 때 우리 아빠 검찰총장이었잖아. 그때 내가 아빠한테 무릎 꿇고 빌었었잖아. 너 누명 벗어주고 감옥 해서 풀어주면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그때 아빠가 그러는 거야. 너 누명 벗고 빼내 주는 대신, 다시는 너 만나지 말고 유학 가라고. 그래서 그때 내가 너한테 말도 없이 유학 간 거야. 넌 그때 내가 너 버린 알고 섭섭했지? 그런데 그게 아냐. 아빠랑 약속을 지켜야 했거든. 안 그러면 널 영영 볼 수 없는 대로 보낸다고 했어. 난 그때 어려서 그 말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지. 넌 모르지? 그래 넌 모를 거야. 넌 모르고 말고. 넌 (술 취한 듯 식탁 위로 쓰러진다)

인아 (화난 얼굴로 다희를 보고 민철을 본다)

민철 인아야, 그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인아. 현관문을 열고 나간다. 따라 나가는 민철.


민철 인아야.


둘이 나가지 몸을 추스르며 일어나는 다희.


#158 야외


화난 인아가 걸어간다.

뒤따라가는 민철.

민철이 다가가 팔을 잡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뿌리치고 걸어가는 인아.

다시 다가가 좀 더 세게 팔목을 잡는다.


민철 인아야. 인아야. 내 말 좀 들어봐.

인아 (아픈 듯 찡그리며 민철의 손을 뿌리치는데 얼굴에 눈물과 분노가 섞여 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인아.


#159 민철 모 작은 방


방 안으로 들어온 인아 캐리어를 열더니 짐을 캐리어에 넣기 시작한다.


민철 (인아의 양팔을 잡는다) 인아야, 내 말 좀 들어 봐.


민철의 팔을 뿌리치고 다시 짐을 넣는 인아.


방문을 두드리고 문을 여는 민철 모


민철 모 야들아, 저녁 먹으래이.


분위기를 보고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민철 모.


민철 모 아가. 니 우나? (근심 어린 표정으로 인아에게 다가간다) 니 우는 기가? 참말로, 무슨 일인고? 누가? 우리 아길 울린기가? (민철을 노려보고) 민철이 니가 그랬나? 니가 그랬난 말이다. (민철의 등짝을 후려 친다)

민철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다)

민철 모 에라 이 문둥이 자슥. 세상에서 제일 못 난 놈이 여자 울린 놈이라 안 카나. 와 아기를 울렸싼노? (인아를 보고) 얘야, 내가 대신 미안하대이. 그러니 날 봐서라도 한 번만 용서해라. 내가 정말 미안하대이. (인아를 안고 다독인다) 에라 이 못난 놈. 에라 이 못난 (민철의 등짝을 여러 번 때린다) 아가. 저녁 먹고 대화로 풀 재이. 화 가라앉히고 대화로 말이다. (엄지로 인아의 눈물을 닦아준다) 그럼 내 나가서 상 차려 놓을 테니 민철이랑 나와서 먹으래이.

인아 네. 어머니.

민철 모 그래. 그래. (민철을 보고) 니도 니 아비 닮아가나. 이 문둥이 자슥아. (아들 등짝 한 번 때리고 나간다)


#160 안방


민철 모 민철 인아가 상을 앞에 두고 저녁을 먹는다.

말없이 먹기만 하는 인아.

인아의 눈치를 보는 민철과 민철 모.

민철 모는 가끔 반찬을 집어 인아 밥그릇에 놓는다.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는 인아.

인아의 엉덩이를 두드리는 민철 모.


#161 작은 방


씻고 들어오는 인아. 트레이닝 복을 입고 머리에는 수건을 둘렀다.

그런 인아를 앉아서 쳐다보는 민철.

인아는 민철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거울을 보고 화장품을 바르는 인아.

수건을 들고나가는 민철.


#162 같은 장소


민철이 씻고 들어오니 인아가 벽을 향해 누워 있다. 방 가운데에는 캐리어가 길게 세워져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놀라 서 있는 민철.

말없이 빈자리로 가 벽을 향해 눕는다.

고개를 돌려 인아를 보는 민철.


#163 같은 장소


불 꺼진 방


인아 (작은 소리) 오빠.~~~~~~(조금 큰 소리) 오빠~~~~~~(큰 소리) 오빠~~~~~

민철 (잠에서 깨어 눈을 뜨니 머리맡에 인아가 보인다) 어, 인아야 왜?


#164 재래식 화장실


화장실 앞에 선 민철과 인아


인아 좀 떨어져 있어 줘요. 어디 가지는 말고.

민철 어, 알았어.

인아 가까이 오지 말고 여기 있어야 해요.

민철 어, 그래.


인아 화장실로 들어간다.


#165 같은 장소


코를 막고 앉아 있는 인아.


인아 오빠 거기 있죠? (대답이 없자) 오빠? (대답이 없자) 민철 오빠?


그때 개 짖는 소리가 들리고 고양이 울음소리도 들린다. 강하게 부는 바람 소리.


인아 (문을 열고 뛰쳐나온다) 엄마야!


정면에 보이는 민철의 품에 안기는 인아.


민철 (품에 안긴 인아를 보고) 화 풀렸어?

인아 (그 말에 정신이 든 인아 얼른 품에서 떨어져 서서 민철을 노려 본다)


돌아서 가려는 인아를 민철이 붙잡는다.


민철 인아야 제발. 내 말 좀 들어봐


인아가 걸음을 멈추고 민철을 돌아본다.


민철 내 말 좀 들어봐. 걔는~~~~~~

인아 나는 오빠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죠?

민철 그게 무슨 말이야?

인아 (울먹이며) 결혼까지 했던 여자가, 고작 십 년 전 남자 친구 첫사랑 가지고 화내 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민철 누가 그래? 이혼한 사람은 그러면 안 된다고. 세상에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이 바보야.

인아 나도 이러는 내가 싫단 말이에요. 오빠의 첫사랑! 그냥 쿨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는데. 자꾸 신경 쓰이고 화나고. 쿨하지 못한 내가 싫다고요. 속 좁은 내가.

민철 다 지난 일이야. 십 년도 더 된 옛날 일. 난 이제 더 이상 걔를 좋아하지도 않아.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인아 너지 걔가 아니야. 우리 톱밥에 톱질하지 말자. 인아야.

인아 아직 그분은 오빠 사랑하는 걸요. 아직 그분에게는 오빠가 진행형이라고요. ~~~~~~난 이혼했지만, 더 이상 그 사람 생각하지도 않아요. 그 사람도 다른 여자랑 살고 있고.

민철 나도 마찬가지야. 내가 흔들릴 것도 아니고. 나도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않아. 그러니 우리 이런 일로 더 이상 감정 상하고 싸우지 말자.


울고 서 있는 인아에게 다가는 민철.

인아를 품에 안고 다독여 준다.


#166 마당


평상에 앉아 밤하늘을 보고 있는 두 사람.

인아는 민철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인아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민철.


민철 (인아를 보고) 이런! 이쁜 얼굴 퉁퉁 부었네.

인아 (민철을 보고 얼굴을 만지며) 많이 보기 흉해요?

민철 아니, 그래도 예뻐!

인아 (살짝 노려 보며) 피! 낼 얼음찜질해야죠.

민철 (다시 한쪽 팔로 인아를 덮는 민철)

인아 (뭔가 생각난 듯) 아!

민철 왜? 인아야?

인아 오빠, 혹시 아까 가슴하고 허벅지 봤어요?

민철 (적이 놀란 표정) 어? 아니! 안 봤지!

인아 안 봤죠? 믿어도 되죠?

민철 당연하지. 안 봤어.

인아 치, 누구는 가슴이랑 엉덩이 없나! 오빠 유혹하려고 일부러 가슴 파인 옷 입고 짧은 반바지 입고 나와서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민철 그래?

인아 그럼요! 나중에 같이 해수욕장이든 워터파크든 같이 가요. 내가 확인시켜줄 테니까.

민철 (화색) 어? 그래, 좋아.

인아 그런데.

민철 왜 인아야?

인아 (시계를 보고) 시계는 어떻게 할 거예요?

민철 (손목시계를 보고) 이거? 낼 다시 줘야지.

인아 (몸을 웅크리며) 오빠 추워요. 우리 그만 들어가요.

민철 그래? 그럴까? 인아 추워?

인아 네.


두 사람 평상에서 내려와 방으로 걸어간다.

인아를 감싸고 걸어가는 민철.


#167 작은 방


방 가운데 인아와 민철이 마주 보고 자고 있다.

인아는 웅크린 채 민철 품 안에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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