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간서치 N 전기수 Jun 25. 2022
#146 KTX
민철과 인아가 나란히 열차 좌석에 앉아 있다.
인아 (심호흡을 한다) 후우~ 후우~ 오빠. 벌써부터 떨려요.
민철 왜?
인아 오빠 어미니를 뵌다고 생각하니까 긴장되고 걱정되고.
민철 뭐가 긴장되고 걱정돼?
인아 어머니가 저 맘에 들어하실까요?
민철 당연하지. 인아가 어디 어때서. 분명 맘에 들어하실 거야. 울 엄마 그리 까다로운 분 아냐. 필시 인아 좋아하실 거야.
인아 그럼 다행이고요. 근데~~ 오빠! 어머니가 저 이혼한 거 아세요?
민철 아니, 아직 나중에 말씀드려도 될 것 같아서.
인아 (조금은 근심 어린 표정) 아, 네.
#147 장성역
역사 밖으로 나오는 두 사람.
민철의 양손에는 캐리어와 선물 꾸러미가 들려 있다.
택시 승강장으로 가서 택시에 타는 두 사람.
#148 민철 모의 집
철문을 열고 들어오는 두 사람.
민철 어머니! 저희 왔어요!
안방에 있던 어머니 문 열고 나온다.
민철 모 왐마 이게 누겨, 아들 왔뿟네.(댓돌에서 신을 신고 민철에게 다가가 안는다) 어서 와. 오느라 고생했다. 잉 (인아를 보고) 야! 근디 이 처자는~~~
인아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어머니. 저는 오빠 여자 친구 서인아라고 합니다.
민철 모 아, 예. 반가워요. 오메 참 곱게도 생겼네. 어쩜 이리 곱게 생겼을까 잉. (민철 보고) 야, 어서 이런 예쁜 처자를 만났다냐 잉.
인아 (부끄러워한다)
민철 들어가쇼 엄니.
민철 모 아따, 내 정신 좀 봐라. 손님을 요로콤 새워놨네잉 미안혀요. 들어가자고.
#149 안방
인아와 민철이 어머니께 큰 절 하고 앉는다.
인아는 무릎 꿇고 앉는다.
민철 모 아, 그러지 말고 편히 앉아, 편히.
인아 (편히 앉으며) 네, 어머니.
민철 모 인아를 웃으며 쳐다보다가 인아에게 다가와 두 손으로 손을 감싼다.
민철 모 참말로 반갑네. 참말로 반가워. 아, 어디 있다 이렇게 나타났다냐. 참말로 신기하네. 와 다른 집 자식들 다 장가갈 때 와 우리 아들은 왜 아직 장가도 못 가고 저러고 있나 했는데, 이런 처자를 만나려고 아직도 안 갔었나 보다 잉, 민철아.
민철 참, 엄니도. 그리도 좋은 겨?
민철 와, 좋다마다. 내 이제 한 시름 덜었다 아니가.(인아 보고) 잘 왔쇼. 잉
인아 어머니 말 놓으세요.
민철 그라도 될랑가?
인아 네, 어머니. 말 놓으세요.
민철 네, 그럼 내 그랄게. 아, 내 정신 좀 봐라. 상 도 안 내오고 뭐한다냐. 좀 만 기다리쇼. 내 금방 내올랑게.(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간다)
#150 같은 장소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
세 사람이 둘러앉아 식사를 한다.
인아가 먹는 것을 웃는 얼굴로 보는 민철 모.
민철 엄니, 그만 좀 쳐다 보소. 그래 가지고 식사나 제대로 하겠소?
민철 모 내 좋으니까 그런다 안 카냐.
민철 오늘 하루만 보는 거 아니니까 좀 편히 먹게 놔두소.
인아 (난처한 듯 웃는다)
민철 모 아, 알았다. (인아를 보고) 차린 건 없는데 많이 들어요 잉.
인아 네 어머니. 음식이 너무 맛있는데요.
민철 모 그랴요? 참 복스럽게도 먹네.
민철 엄니!
민철 모 아, 알았다.
#151 작은 방
민철과 인아가 벽에 기대어 쉬고 있다.
벽에 걸린 액자들을 보는 인아.
인아 (자리에서 일어나 사진들을 본다) 이게 다 오빠예요?
민철 어,
인아 (어릴 적 사진을 보고) 어머, 귀여워라. 오빠도 이럴 때가 있었네.
민철 어, 어때 아역 배우처럼 생기지 않았어?
인아 뭐, 그 정도는 아니고. (다시 사진을 둘러본다) 이건 초등학생 때, 이건 중학생 때?
민철 엉, 나 육상부 선수였을 때.
인아 아, 육상 선수였구나. 어, 석호 오빠?
민철 석호랑 중학교 동창이잖아. 석호가 나 붙잡고 공부시켜서 그나마 농고 들어갔지.
인아 아! 이건 고등학교 수학여행. 그리고 이건 특전사 때 찍은 거네(사진을 보던 인아의 표정이 바뀐다)
사진 속에는 민철이 여자랑 어깨동무를 하고 볼을 맞대고 있다.
민철 (아차 싶은 민철) 인아야, 그건~~~~~~
민철 모 (소리) 민철아, 과일 먹으래이.
문이 열리고 민철 모가 과일 접시를 들고 들어온다. 얼른 다가가 접시를 받는 민아.
민철 모 그랴면 먹으며 얘기 나눠요.
인아 네, 어머님.
민철 (난처하고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어머니를 본다)
민철 모 와? 와 그런디?
민철 아니다 마. 됐다.
민철 모 방문을 나간다.
조금은 어색해진 방 분위기.
민철 인아야, 그 사진은~~~~~~
엄마 (소리) 아이고, 이게 누군겨, 상철이 아이가.
상철 (소리) 야, 엄니 건강하시죠?
엄마 (소리) 나야, 건강하다.
상철 (소리) 민철이 왔는겨?
엄마 (소리) 왔다.
상철 (소리) 민철아! 민철이 왔나?
민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상철아! 상철이 왔나?
문을 열고 나가니 친구 내외가 문 안으로 들어와 서 있다.
상철 니 오늘 마을회관서 모이는 거 알지?
민철 안다.
상철 우리 지금 가는 길인디, 니도 늦지 말고 와라.
민철 알았다. 내 금방 갈기다.
상철 내외가 나간다.
민철이 방 안으로 들어온다.
인아 오늘 모임 있어요?
민철 어, 마을회관에서 친구들과 모이기로 했어. 지금 가야 해.
인아 그래요? 그럼 오빤 나가서 조금만 기다려 줄래요?
민철 어? 알았어.
#152 같은 장소
민철이 마당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작은 방 문이 열리고 인아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나온다.
넋을 놓고 그 모습을 보는 민철.
인아 그래도 오빠 친구들 보는데, 그냥 가면 안 될 거 같아서.
민철 엉? 어! 그래. 가자. 엄니 저희 다녀올게요!
민철 모 (소리) 그래 조심해서 다녀와라.
밖으로 나가는 두 사람.
다정하게 걸어가는 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