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뽕짝 드라마 -22-

by 간서치 N 전기수

#119 인아 직장


모두가 일하고 있는 중에 부장이 젊은 남자와 함께 들어온다.


부장 자, 바쁜데 잠깐만요.


직원들 부장을 본다.


부장 오늘 우리 부서에 신입사원이 들어왔어요. 이름은 홍성민 씨.

성민 (인사) 안녕하십니까. 홍성민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성민이 직원들과 한 사람씩 통성명을 한다.

마지막으로 인아 차례


성민 안녕하십니까. 홍성민입니다.

인아 네, 서인아예요.

성민 (인아와 눈이 마주친다. 손을 잡은 채 한참을 보고 있다)

인아 (시선을 피해 손을 빼는 인아)


#120 같은 장소


인아가 일하고 있는데 책상에 커피를 놓는 성민.


인아 (일하다가 성민을 본다)

성민 쿠폰이 있어서 하나 사 왔어요. 드세요.

인아 (불편한 기색) 네? 아, 네 고맙습니다. (왼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긴다)


#121 같은 장소


서류철을 들고 오는 자신의 책상으로 가는 인아.

서류 뭉치 하나가 떨어진다.

이를 보고 있다가 잽싸가 뛰어와 집어서 챙겨 주는 성민.

가볍게 목례하는 인아.


#122 회사 주변 공원.


인아가 직장 동료와 커피 컵을 들고 벤치에 앉아 있다.


동료 인아야.

인아 왜?

동료 이번에 새로 입사한 홍성민 씨 말이야.

인아 응.

동료 너한테 관심 있는 것 아니니?

인아 뭐? 말도 안 돼.

동료 아니, 너 엄청 챙겨주잖아. 커피랑 간식 사다 줘. 물건 들어줘. 이게 다 관심의 표현 아니겠니?

인아 너는 무슨, 그냥 모든 여자한테 잘해주나 보지.

동료 아냐, 유독 너한테만 친절하더라. 너를 볼 때면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가던데.

인아 그런 말 마. 나 남자 친구 있어.

동료 그니까. 알면서 그러는 건지 몰라서 그러는 건지~~~~~~근데, 그 사람 어딘가 귀티 나지 않니? 왜, 손목에 찬 시계도 그렇고, 입고 다니는 옷이나 신고 다니는 구두도 비싸 보이던데. 전에 보니까 차도 좋더라고. 신입사원이 그러기 힘든데. 금수저인가?

인아 난 관심 없습니다. (일어나며) 쓸데없는 이야기 그만하고 일어나 들어갈 시간이야.


동료랑 회사로 향하는 인아.


#124 인아 회사 (퇴근 시간)


하나 둘 퇴근하는데 인아는 책상에 앉아 있다.

성민이 인아에게 다가온다.


성민 인아 대리님. 퇴근 안 하세요?

인아 네? 아, 네. 먼저 퇴근하세요. 전 할 일이 남아서.

성민 아, 네. (퇴근한다)


#125 같은 장소 (저녁)


일하고 있는 인아에게 성민이 다가간다.

손에 도시락 주머니가 들려 있다.

인아 책상 위에 도시락 주머니를 내려놓는다.

그것을 보고 놀라 성민을 보는 인아.


인아 이게 뭐죠?

성민 식사 안 하셨을 것 같아 사와 봤어요. 드시고 일하시라고.

인아 성의는 고맙지만, 저는 괜찮아요.

성민 그래도 따뜻할 때 드세요. 성의를 봐서라도.

인아 (성민을 보고 숨을 한 번 내쉰다)

성민 제가 뭐 도와드릴 건 없을까요? 둘이 하면 금방 끝날 텐데. 저도 일 배워야 하니까 시키실 게 있으면~~~~~~

인아 홍성민 씨.

성민 네. 대리님.


#126 회사 복도


통창으로 건물 밖 풍경이 보인다.

복도에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


인아 홍성민 씨.

성민 네. 대리님.

인아 직장 동료로서 호의는 고마운데, 이러는 거 저 솔직히 불편해요.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걸로 다른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도 싫고.

성민 제가 부담스러우신가요?

인아 네, 솔직히.

성민 그냥 저는 대리님 도와드리고 싶어서.

인아 맘은 고마운데, 제가 불편해요. 부담되기도 하고. 남들이 오해할 수도 있고. 여긴 사회잖아요. 본인 의사와 다르게 오해 살 일도 많고, 그래서 조심해야 할 것도 많고. 안 그래요?

성민 (말이 없다)

인아 제 말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성민 네. 생각해보니까 제가 좀 서둘렀네요.

인아 네?

성민 제가 조급했었네요.

인아 그게 무슨 말인지?

성민 제가 왜 이러시는지 모르세요? 아시잖아요. 제가 이러는 거. 여자는 육감이라는 게 있으니까. 아시는 줄 알았는데.

인아 이봐요 홍성민 씨.

성민 남자가 여자에게 정도에 넘치는 호의를 베푼다는 건 그 여자에게 관심이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인아 (피식 웃는다)

성민 거 봐요. 대리님도 웃으시잖아요. 그건 대리님도 저와 맘이 비슷하다는 뜻 아닙니까?

인아 (어이없어) 이봐요. 홍성민 씨. 저 남자 친구 있어요. 제 책상의 사진 보셨잖아요. (왼손을 들어 보이며) 이거 안 보여요? 그리고 제가 웃은 이유는 성민 씨 말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남자 친구가 제게 한 말이 생각나서 웃은 거라고요.

성민 (말없이 인아를 본다)

인아 아시겠어요? 그러니까 저에게 관심 끊고 본인의 일에만 충실했으면 좋겠네요.

성민 대리님, 그런데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인아 (성민을 노려 본다)

성민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냐.

인아 (기가 찬 표정으로 쳐다보다 냉소 띤 얼굴로) 성민 씨는 그럼 그동안 골키퍼 있는 골대에 골 좀 넣어봤나 보죠?

성민 (으쓱거리며) 네, 몇 번.

인아 아, 네~~~.

성민 (인아를 본다)

인아 그동안 그쪽이 골을 넣었던 건 골대도 넓고 골키퍼도 형편없었나 보네요.

성민 (살짝 일그러지는 얼굴)

인아 그런데 어쩌죠? 이번에는 골대도 아주 좁고 골키퍼도 만만치 않은데.


#127 회사 앞 차도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 인아.

그 옆으로 성민의 차가 다가온다.


성민 대리님, 타세요. 태워다 드릴게요.

인아 (말없이 앞만 보고 걷는다)

성민 그러지 말고 타세요.

인아 (가던 길을 멈추어 성민 쪽을 본다) 보아하니 카푸어 같은데, 기름 값이나 아끼지 그래요? 남의 일에는 신경 끄고. (다시 길을 가는 인아)

성민 (웃으며 인아의 뒷모습을 본다)


#128 인아 사무실


성민이 인아 책상에 테이크 아웃 커피를 놓는다.

성민이 놓고 가자 컵을 들고일어나 나가는 인아.


#129 탕비실

싱크대에 커피를 쏟는 인아.

빈 컵은 쓰레기통에 버린다.


#130 인아 사무실


자리로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하는 인아.

인아를 불쾌한 눈으로 보는 성민.


#131 같은 장소


부장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 잠시만요. 오늘은 전에 말한 대로 홍성민 씨 환영회 겸 부서 회식을 할 거니까. 가급적 참석해줬음 합니다. 간단하게 식사와 맥주로 1차만 할 거니까 빠지지 말았음 합니다.


#132 레스토랑


넓은 테이블에 직원들이 앉아 있다.

인아랑 성민은 마주 앉아 있다.

인아를 보는 성민과 성민을 외면하고 옆자리 친구와 이야기하는 인아.


성민 대리님 한 잔 하시죠. (맥주병을 들어 따라주려 한다)

인아 (탄산음료를 직접 잔에 따르며) 죄송해요.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따라 마신다)

성민 (어색해진 손을 천천히 거둔다)


#133 레스토랑 밖


해산하는 분위기.

서로 인사하며 헤어진다.

인아도 동료와 걷다가 헤어진다.

인아 뒤를 따라오는 성민.


성민 저기, 서인아 대리님. (조금 큰 소리로) 서인아 대리님.


민철은 차 옆에 서 있다가 인아를 부르는 소리에 그쪽을 본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걸어오는 인아.

민철을 보고 웃는다.


인아 오빠! (마중 나온 민철에게 다가가 팔짱을 낀다)


인아는 민철의 팔짱을 낀 채 뒤따라오던 성민을 본다.

민철도 성민을 본다.

두 사람을 보고 서 있는 성민.

인아는 팔짱을 낀 채 성민을 냉소 어린 얼굴로 본다.


민철 누~~~ 구~~~?

인아 (신경 쓸 것 없다는 말투) 저희 회사 직원요. 가요, 오빠.


성민은 보지도 않고 조수석에 앉는 인아.

출발하는 차를 보고 서 있는 성민.


#134 민철 차 안


말없이 앞만 보고 있는 민철.

몰래 그의 동태를 살피는 인아.


인아 아니, 나 참 짜증 나서. 난 잘해 준 것도 없고 웃어 보인 적도 없고, 관심 보인 것도 없는데, 자꾸 귀찮게 하잖아요. 커피 갔다 주고, 간식 갖다 주고. 집까지 태워다 준다고 하고.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해도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냐는 말 같지도 않은 말만 하고. 책상에 오빠랑 찍은 사진도 있는데. 이렇게 커플링까지 끼고 있고. 커플링이 너무 작은 가. 큰 걸로 바꿔야 하나? (슬쩍 민철을 본다)

민철 (무표정)

인아 (들고 있던 왼손을 내린다)

민철 (인아를 잠깐 봤다가 앞을 본다) 인아야 왜.

인아 아니에요. 됐어요. 그냥 운전이나 하세요.(팔짱을 끼고 등받이에 기댄 채 앞을 본다)

민철 (인아를 잠깐 본다)

인아 (벌떡 몸을 세우며) 오빠 변한 거 알아요?

민철 응?

인아 오빠 변했다고요. 변했어요.

민철 내가?

인아 네. 변했어요. 전에는 길 가다가 모르는 남자가 말만 걸어와도 신경 쓰고 불안해하더니. 이번에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저한테 관심을 보이는데도 어쩜 그렇게 눈 하나 꿈쩍 안 할 수 있죠? 이번이 더 불안해야 하는 건 아닌가요?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매일 보는 남자인데. 아~~~ 잡은 물고기에겐 먹이를 주지 않는다. 뭐 그런 건가? 그동안 제가 오빠 좋아하는 티를 너무 많이 냈죠. 그래서 그처럼 그렇게 긴장이 풀린 거죠? 네가 나 말고 누구한테 가겠니? 뭐 그런 마음. 조금만 기다려요. 제가 오빠 긴장하게 해 줄 테니.


민철이 차를 급하게 꺾어 인도 쪽에 차를 세운다.

휘청거리는 인아의 몸.

놀라서 민철을 보는 인아.


민철 (정면을 보고 있다가 인아를 본다) 인아야.

인아 (겁이 난 목소리) 네, 오빠.

민철 (인아를 보고) 오빠가 그동안 너한테 사랑한다는 표현이 부족했다면 내가 미안해. 그런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전혀 신경이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겠지. 왜 불안하지 않겠어. 그런데 어쩌겠어. 그냥 좋게 생각하는 거야. 그래, 내 여자 친구가 매력이 있어서 그래. 유명세 같은 거야. 그리고 우리가 서로 불안한 시기는 지났잖아.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잖아. 난 절대 너한테 싫증이 나거나 긴장이 풀린 건 더 아니야. 그리고 잡은 물고기? 그런 표현 쓰지 마. 어떻게 너를 잡은 물고기에 비유해. 그런 말 마.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난 네가 표현해 주는 고맙고 사랑스러워. 그러니 그런 생각일랑 하지 마. 그리고 난 널 위해서라면 불 속에라도 뛰어들 수 있어. 알겠어?

인아 (말없이 민철을 보던 인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네, 오빠!

민철 그래.

인아 그런데 신기하죠?

민철 뭐가?

인아 그 말요. 저를 위해서 불 속에라도 뛰어들 수 있다는 말요.

민철 그게 왜?

인아 아니,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는데, 그 말이 믿어지는 건 왜일까요? 오빠가 날 위해서 달리는 차에 뛰어드는 모습을 봐서 그런가?

민철 (피식 웃는다)


#135 인아 집 앞


집 앞에 멈춰 서는 차.


인아 오빠.

민철 왜, 인아야?

인아 아까 제가 한 말은 잊어주세요.

민철 응? 어떤 말?

인아 아까 오면서 오빠한테 투정 부렸던 거요.

민철 어? 왜?

인아 그냥 제 자신이 부끄럽고 오빠한테 미안해서요.

민철 괜찮아. 그럴 수 있지.

인아 아니 그냥, 왠지 제가 철이 없어 보여서.

민철 (말없이 인아 보고 웃는다)

인아 아셨죠? 아까 그 일은 기억 속에서 싹 잊는 거예요?

민철 어, 그럴게.

인아 네, 그럼 안녕히 조심히 가세요 오빠. 태워다 줘서 고마워요.

민철 그래, 잘 들어가고 잘 자.

인아 네, 오빠도요. (민철 입술에 입맞춤하고 내린다)


대문 앞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 인아.

인아를 보다가 차를 출발하는 민철.

문이 열리고 인아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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