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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Aug 31. 2022

아들의 연애가 부러운 아빠

지금 안 것을 그때 알았다면

23살 아들이 부산에서 돌아오는 중이다. 아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여자 친구와 부산 여행을 갔었다. 나와 아내는 숙박과 열차표를 마련해 주고 여자 친구와 다녀오라고 독려했었다. 


아들이 여자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기분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었다. 내게는 그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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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시절을 추억해보면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다. 아버지가 뒤집은 밥상, 아버지의 호통, 아버지에게 맞는 어머니, 자욱한 담배 연기, 그 속의 불안한 남매. 


내가 자란 환경은 나를 두 가지 올무에 가두었다. 바로 위축된 자아와 애정 결핍이다. 나는 그 올무에서 벗어날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그런 영향력은 외모와 행동에도 나타나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 나는 이성에게 매력 없는 아이였다. 


교회 청년부 때는 애정 결핍에 하나의 꽃에 머무르지 않고 꽃을 옮겨 다니며 꿀과 꽃가루를 구했다. 결국 나는 어느 한 가지도 얻지 못하고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30대에 외부 기독교 모임에서 아내를 만나서 꽃이 무엇인지, 꽃이 주는 꿀과 꽃가루가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었다. 모난 사람을 만나 사람 만들어 준 아내의 인내심 어린 애정에 감사하다. 


요즘에는 가끔 커플 유튜버의 영상을 보거나 전문가들의 연애 이론 영상을 볼 때가 있다. 그런 영상을 보면 '그때로 돌아가면 제대로 된 연애를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남이 들으면 별소리를 다한다 하겠지만, 꼭 그렇지만 않은 게 그런 감정은 아내에게 애정 표현으로 나타난다. 


아들 자신도, 우리 부부도 아들이 제 짝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나와 아내는 잘 사귀어서 결혼까지 하라고 말한다. 아들도 은근히 그러고 싶은 눈치다. 


그래, 한 번 연애에 결혼한 것도 나쁘지 않지. 첫사랑과 결혼하는 사람도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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