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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Sep 02. 2022

당신이 일희일비할 필요 없는 이유

성경이 이토록 유익한 책인 줄 몰랐어

내가 다시 해 아래에서 보니 빠른 경주자들이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용사들이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들이라고 음식물을 얻는 것도 아니며 명 철자 들이라고 재물을 얻는 것도 아니며 지식인들이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기회는 그들 모두에게 임함이니라
-전도서 9장 11절 -


[초한지]에 나오는 항우와 유방 중에 가장 천하를 재패하기 좋은 역량을 가진 사람은 누가 봐도 항우였습니다. 성경의 시각으로 보면 항우야말로 빠른 경주자였습니다. 그러나 역사에 한 고조로 불리며, 천하의 대업을 이룬 자는 유방이었습니다. 


로버트 그린은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 항우가 유방에게 패배한 이유를 그의 우유부단함 때문이라 분석했습니다. 유방이 한 고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항우가 하지 못한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기회가 왔을 때, 항우는 유방을 제거하지 못했지만, 유방은 항우를 제거했습니다.  


전도서의 말씀처럼 시기와 기회는 항우에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우는 시기와 기회를 날린 반면에 유방은 자신에게 온 시기와 기회를 잡았습니다. 덕분에 그는 한 고조로 역사에 남을 수 있었습니다. 




옛사람은 사람의 세 가지 불행을 이렇게 꼽았다. 첫째가 소년등과(少年登科)다. 너무 일찍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이제 내려올 일만 남았는데 남은 날이 너무 길다. 소년등과가 나쁘다기보다, 너무 이른 성취로 학업을 폐하여 더 이상의 진취가 없게 됨을 경계했다. 둘째는 부형(父兄)의 형세에 기대 좋은 벼슬에 오름이다. 애쓰지 않고 남이 못 가진 것을 누리다 보니, 그 위치가 얼마나 귀하고 어려운 자리인지 몰라 함부로 굴다가 제풀에 무너진다. 셋째는 재주가 높고 문장마저 능한 것이다. 거칠 것이 없고 꿀릴 데가 없다. 실패를 모르고 득의양양하다가 한순간에 나락에 굴러 떨어진다. 어찌 살피고 삼가지 않겠는가? [정민의 세설신어] 중에서


전도서 말씀은 달리 해석할 수 있습니다. 능력과 재능이 있다고 해서 경주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듯이, 경주에 승리했다고 해서 좋아할 일도 아닙니다. 


고대 그리스인 경계했던 삶의 태도 중 하나는 히브리스 입니다. 우리말로 오만을 뜻합니다. 옛사람은 어린 나이에 유명세 타는 걸 경계했습니다. 일찍 핀 꽃이 일찍 시들기 때문입니다. 


영재로 불렸지만, 나이가 들어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기도 합니다. 재능과 외모로 어린 나이에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약물 중독이나 파산에 이르기도 합니다. 지인 중 한 사람은 외모가 뛰어나 젊은 날 남자들한테 둘러 쌓여 지냈는데, 지금은 두 번의 이혼 후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성경은 여러분에게 낙천주의자가 되거나 비관주의자가 돼라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전도서를 쓴 솔로몬은 성공과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지금은 썰물이지만 밀물이 들어올 수도 있고 지금은 밀물이지만 썰물로 바뀔 수도 있다고 가르칩니다. 다만 그 시기와 기회는 인간이 알 수 없으니 인내심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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