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2년 차에 접어든 우리 부부. 참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시간이었다. 스마트 폰 알람을 확인해 보니 네이버 마이 박스에 저장해 둔 11, 7, 6년 전 오늘 날짜에 찍힌 사진들이 보였다. 감회가 새롭다.
문득 이런 깨달음이 들었다.
결혼은 런 플랫 타이어를 끼고 달리는 것
런 플랫 타이어는 타이어의 공기가 빠져도 일정 속도를 유지해 달릴 수 있는 타이어를 말한다.
돌이켜 보면, 우리 부부의 타이어에 바람이 빠진 채 달린 시간도 많았다. 그래서 바퀴가 빠질 뻔한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래도 바퀴가 빠져 이탈하지 않고 11년 넘게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부부가 붙잡고 있던 마지막 남은 바람 덕분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신기한 건, 그렇게 계속 달려오니 어느새 타이어에 바람이 채워져 다시 잘 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대 부부들이여, 바람이 빠져도 계속 달려라. 그러면 언젠가는 바람이 다시 채워지리니, 모양이 일그러졌다고, 속도가 줄어들었다고 원망하지 말고 달려라. 그러면 다시 바람은 차오르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