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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May 09. 2020

스위스 사람들은 모두 돈이 많고 행복할까?

영화 시스터에서 스위스의 민낯을 보다

큰 맘을 먹고, 자유여행이든 패키지든 스위스를 여행하면 우리 눈앞에는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알프스와 호수,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왠지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져 주는 행복한 노후를 모든 스위스 사람들은 누릴 것 같다는 생각은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일 것이다.


정말 그럴까?



영화 - 시스터 (2012 - 우슬라 메이어)


스위스에서 스키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훔쳐 생활하는 남동생 시몽. 일명 스위스의 꽃거지인 셈이다


영화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절경 속에서 하층민의 삶을 이어가는 오누이 이야기다.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는 누나, 스키장을 돌아다니며 훔친 물건을 팔며 생활하는 남동생. 그러나 이내 걸리고 만다. 자신의 도둑질을 알게 된 요리사와 타협하여 위기를 모면하고 그동안 훔쳐온 스키를 판매한다. 알프스 설원을 가르는 근사한 스키. 그러나 이들 남매에게는 스키는 단지 생계수단이고 아름다운 휴가의 산물이 아니다.


현실의 엄마였으면 좋을 것 같은 부자 아줌마를 만나서 자신이 부자인 척을 하는 시몽. 대담하게 훔친 물건을 판매하다가 걸려서 얻어맞은 동생을 측은하게 여기는 누나. 시몽은 누나와 스키 판매 동업을 시작한다.


누나의 새 남자친구 앞에서 시몽이 갑자기 '엄마'라고 말하면서 그동안 숨겨졌던 진실이 밝혀지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누나는 시몽이 자신을 12년 간 옭아맨 족쇄라고 말하고, 시몽은 그날 밤 엄마와 같이 자고 싶다고 말한다. 누나 아니 엄마는 더 많은 돈을 요구한다. 자신이 가진 모든 돈을 주고서라도 잠시나마 엄마의 품을 느끼고 싶은 시몽. 누나 아닌 엄마의 배 위에 머리를 대고 자신은 누나의 동생이면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동생 아니 아들이 준 돈을 챙기고 다시 나가는 엄마, 아니 누나.


누나는 다시 청소일을 하러 가고 시몽은 그런 누나를 따라갔다가 예전 스키장에서 만났던 부자 아줌마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시몽은 갑자기 아줌마의 품에 와락 안기고 그런 시몽을 누나는 측은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러나 시몽은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자신의 오랜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


어느덧 스키 시즌은 끝나고 아무도 없는 빈 스키장에서 밤을 새운 시몽. 그들은 다시 그렇게 살아간다.


우리가 그동안 선진국이라 생각했던 스위스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인 셈이다.

 



[노인 연습 09] 스위스 사람도 마냥 행복하지 않다.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


모든 불행은 남들과의 비교로부터 나온다는 오래된 이 말은 우리가 행복한 삶과 노후를 준비하는데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필수요건인 것은 아닐까?


오히려 나는 아름다운 스위스에 살고 있는 영화 속의 남매보다, 스위스 유람선에서 만난 어느 노부부보다, 인도 길거리에서 만난 남매의 삶이 더 행복해 보였다. 진심으로 이들이 더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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