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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Jun 17. 2020

한도 99억 신용카드를 드리면 무엇을 사시겠습니까?

[서초동 루트 3] 신논현역에서 양재역까지 아파트 임장 루트

전 직장과 현 은행에서 근무한 대부분의 기간 동안 문학소년은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대출상품 및 금융상품 개발이나 고객 포트폴리오 분석과 같은 다양한 업무를 했다.


업무의 특성상 카드와 관련된 분석들이 많았는데 수많은 업무 중에서 카드 승인 및 카드 한도와 관련한 업무들이 많았다. 아래의 내용은 전 직장인지 현 직장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을 예정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오백만 명의 신용카드 소유자가 하루에 한 번만 카드를 사용하면 카드 승인 데이터 오백만 개가 어딘가 쌓이는 것이다. 한 달이면 일억오천만 건이고 일 년이 쌓이면 18억 건인 것이다. 승인데이터만 봐도 이런데 웬만한 신용카드회사의 전체 데이터는 수십 조 단위를 훌쩍 넘는다. 이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무언가 의미 있는 정보를  찾는 것이 요새 유행하는 빅데이터 분석이라고 보면 된다.




회사에는 원칙이라는 게 있고 이건 그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기업에게 주는 법인카드가 아닌 한 , 일반 개인에게 부여하는 신용카드 한도는 1억을 넘기가 힘들었다. 당시 문학소년은 수백만 건에 달하는 데이터 속에서 회사에 돈이 될 만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한창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이상한 데이터가 눈에 띄었다.


이건 뭐지? 응? 카드 한도가?


어느 한 개인에게 부여된 신용카드 한도가 자그마치 99억 9999만원 이었다. 전산 개발실에서 쓰는 테스트 카드인가 보다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확실히 어느 특정한 개인에게 부여된 카드였다.


와, 이건 뭐지?


이건 누가 봐도 데이터 에러였다.


문학소년은 바로 시스템에 접속해서 한도 99억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 후, 바로 위로 보고를 하려 하였다. 나는 데이터를 좀 더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개인신용정보 보호를 위해서 제아무리 데이터 분석을 잘한다 해도 주민번호 접근은 불가능하다. 모든 주민번호는 암호화가 되어서 특정 승인이 없이는 조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학소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카드의 소유자 정보는 알 수 없었다.


문학소년은 그 99억 한도의 신용카드는 틀림없이 국제적인 해커의 소행이라 생각했다. 조금 더 깊숙하게 데이터를 파고드는 순간 전화가 왔다.


네 문학소년입니다. 죄송한데 지금 바쁜데 나중에 전화 주세요. 나는 그 해커를 빨리 찾아서 보고해야 만 했다. 회사가 엄청난 손해를 보고 해커의 공격을 받아서 초토화되었다고 뉴스에 나오기 직전이었다.


여기 감사팀인데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더 이상 조회하지 말고 자리에서 꼼짝 말고 기다리세요!


아! 한도 99 억 9999 만원짜리 신용카드는 실존하는 카드였다. 그것도 회사의 가장 VVVVVVVVIP 고객의 카드였다. 신용카드 한도를 결정하는 우리 팀 대부분의 사람들도 모르는 비밀의 카드는 존재했던 것이다. (당시 팀장은 당연히 그 존재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  날 나는 감사팀에 끌려가서 해명을 해야만 했다. 감사팀도 내 말을 듣고 나니 내가 이상하게 생각할 만하다 봤는지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그 날 이후 모든 VIP 고객의 데이터는 일반 데이터와 분리되어서 문학소년 같은 일반 직원들은 절대 볼 수 없도록 격리 처리되었고 얼마 후 그 VVVIP 분은 서초구에 회사가 있는 모 대표님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오늘은 그때 한도 99억 9999만원의 VVVVVVIP고객님의 회사가 있던 서초구 서초동의 마지막 임장기이다.




[서초동 루트 3] 신논현역에서 양재역


서초동 루트 3은 위와는 반대로 경부고속도로 오른쪽이며, 신논현역에서 양재역으로 이어지는 루트다. 신논현역 9호선 7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거리인 래미안 서초스위트는 방금 지나온 신논현역 역세권에 총 3개 동으로 이루어진 400세대의 소단지 아파트이나, 2009년 지어진 아파트 중에서는 조경도 잘 되어 있고 로비 등 출입구 등이 굉장히 꾸며진 편이다. 바로 옆 서초 푸르지오 써밋은 어찌 보면 2개의 단지 같은 느낌이 드는데 2단지가 약간 따로 길을 가운데 두고 떨어져 있어서 그런 느낌이 든다. 10분 정도 경부고속도로 쪽으로 이동해서 990세대(총 15개 동)의 서초 롯데캐슬 클래식으로 이동하자. 이곳은 경부고속도로 옆이지만 생각보다 조용한 단지다.


인근의 서일 초등학교, 서일 중학교를 지나서 바로 보이는 서초 진흥은 32평 이상의 중형 아파트로 이루어졌는데, 재건축이 되면 1000세대 이상의 강남역 초역세권 아파트로 이곳의 대장 아파트가 될 것이다. 물론 지금은 살기 좀 불편하겠지만, 8 학군이라는 측면에서는 서일초와 서일중학교가 바로 앞이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거리의 삼성 서초 가든 스위트는 71평형 이상으로 이루어진 강남역 역세권 고급 아파트로 분위기가 모든 것을 압도하는데 참고로 여기는 최대 107평까지 있으며 주차공간이 자그마치 5.11대다. 이런 100평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속된 말로 모든 가족이 벤츠나 페라리를 끌어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인 셈이다.


바로 옆 3분 거리의 서초 우성 5차는 강남역 역세권 아파트로 2개 동 소단지이며, 인근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S는 593세대(공공임대 91세대 포함, 총 5개 동)의 2018년 입주한 신축 아파트이며, 바로 뒤 신동아 재건축이 진행되면 당분간 소음 때문에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옆 서초 신동아 1차와 2차 아파트는 서이 초등학교와 서운중학교를 끼고 있는 초품아 아파트로 2차의 경우 47평 이상 대형 평수로 이루어졌고 조만간 재건축 진행될 예정이다.


그 옆 3분 거리에는  2020.10월 입주예정인 1300세대 대단지 래미안 리더스 원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곳 은 양재역과 강남역 도보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이야기를 하나 실제로 걸어보면 약 10-15분 정도로 생각보다 거리가 좀 있어서 초역세권이라 부르기에는 한계가 있다. 옆 서초 그랑 자이는 기존의 무지개 아파트가 재건축이 진행 중인 단지이며 2021.06 입주예정이다.


이제 양재역 쪽으로 슬슬 걸어가면서 약 250세대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한전아트센터의 수영장과 같은 시설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삼성 서초 트라팰리스와 110세대의 소규모 고급 아파트로 양재역까지 약 10분이면 가는 역세권 아파트인 롯데캐슬 주피터를 각각 확인해보자. 일반적인 우리들이 바로 사거나 거주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근이 이 정도 수준의 동네라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 특히  롯데캐슬 주피터는 주차공간이 세대당 거의 3대라서 굉장히 여유가 있다. 이제 5분 정도 거리인 양재역  3호선으로 가서 서초동 임장을 마무리하도록 한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한도 99억원 신용카드를 단 하루만 쓸 수 있게 빌려준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당신이라면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그동안 사고 싶었던 명품들을 수 천만 원어치 사고, 수억 짜리 외제 자동차도 사고, 가고 싶은 한남 더 힐의 가장 큰 평수인 100평짜리를 수십억을 주고 확 사버릴 것인가?


문학소년은 그 카드를 확보하는 순간 와이프에게 줄 것이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말할 것이다.


여보! 이거 한도 99억 짜리 신용카드야, 사고 싶은 거 다 사!


단, 오늘 하루 안에 다 써야 해. 대신에 나에게는 현금 십만 원만 주면 돼.


그 십만 원으로 뭐 할 거냐고?


나의 오랜 벗, 진국 친구 S를 오래간만에 만나서 서초동의 우작 설렁탕에서 설렁탕 한 그릇 먹고 곱창전골에 소주 한잔 하려고.  


응? 99 억 한도 카드를 줘서 고맙다고?


그런데 다음 달 25일이 카드 결제일인 거 알지?  


자기가 갚아야지.


Ps>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모든 신용카드 한도는 정상적인 Guide를 따르고 그때와 같은 99억 한도의 개인신용카드는 없어졌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브런치 독자분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자네는 딱 노력하는 만큼 받을 팔자야] 브런치 북이, 2022년 브런치북 프로젝트 특별상을 받아서, 글라이더 출판사에서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구석구석 발품 팔아 누볐던 서울 아파트 상세정보와, 부동산 재테크와 관련한 핵심 정보들을 추가하였습니다.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 | 문학소년 - 교보문고 (kyobobook.co.kr)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8494351


▞ 책 속으로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20대와 막 결혼한 30대 신혼부부가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정이 있는 무주택자라면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집 하나 가지고 있지만 남들 오를 때 같이 오르지 않아서 속상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똘똘한 1주택으로 갈아타고, 성공적인 부동산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지방에 살지만 언젠가는 서울 핵심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 6쪽     


강남은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구석구석 거미줄처럼 연결된 차 없이 다니기 좋은 교통의 요지다. 강남구 임장을 할 때는 강남의 주요 동 들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자녀 교육 때문에 강남을 선택한 학부모들에게 아이가 안전하고 빠르게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혹은 학원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지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아래쪽에 위치한 개포동을 기준으로 위로는 도곡동과 대치동이, 그 위로 역삼동과 삼성동, 그 위로 논현동과 신사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강에 맞닿아 있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이 있다. 촘촘한 지하철과 왼쪽 경부고속도로, 오른쪽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개발 예정인 영동대로 라인까지 사방팔방 빈틈없이 교통망과 개발 호재로 채워져 있는 곳, 이곳이 바로 강남이다.

- 12쪽     


점쟁이의 말에 와이프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다시 물어봤다.

“아까 하나가 부족하다 하셨는데 그게 뭔가요?”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도와줄 팔자야.”

“그런데 누구나 다 노력해야 잘 사는 거 아닌가요?”

“부모 복이 없다고. 심지어 형제자매 복도 없어. 부모가 날개를 달아줬으면 날아올랐는데 날개를 안 달아줬어. 그리고 자네도 마찬가지야.”

“저도요?”

“어. 자네도 아무도 안 도와줘.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해.”

와이프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럼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래도 노력하면 돼. 남편은 딱 노력하는 것만큼 받을 팔자야.”

“무슨 팔자가 이런가요? 딱 노력하는 것만큼만 받을 수 있다니요.” 와이프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팔자가 이러냐니! 세상에 노력을 죽도록 해도 뜻대로 안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 33쪽     


(기초 2) 재테크와 부동산 공부는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주춤한 지금, 우리는 더 우울해졌다. 지금 살고 있는 집 가격은 떨어졌고, 가고 싶은 아파트는 천정부지로 올라버렸고, 심지어 아직 전세나 월세로 사시는 분들도 부지기수다. 보유 중인 자산으로는 ‘영끌’을 해도 강남은 커녕 서울 주요 신축 아파트는 꿈도 못 꾸는데 시간 내서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이는 ‘지금 돈이 없는데 재테크 공부를 당장 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지금 돈이 없다고 공부를 하지 않고,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는 게 맞을까?

재테크 공부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 하는 공부지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공부가 아니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 공부는 좋은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 하는 공부다. 좋지 않은 부동산을 어쩌다 매입 후 그때서야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는 건 쓸모없는 짓이다.

- 256쪽     


(1)2023년 하반기 청약 트렌드와 전망

왜 규제를 다시 풀어주는 걸까? 정부는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분양 주택의 증가로 인한 건설회사의 줄도산도 원하지 않는다. 말로는 시장원리에 따른다고 하지만, 정작 대형 건설사가 미분양으로 인해서 도산의 위기에 처한다면 정부는 그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미분양 주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주택자가 아닌,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이 지갑을 열어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 재미를 봤던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은 미분양 아파트도 잘만 고르면 시간이 흘러 알짜배기가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뿐이다.

- 264~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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