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경에 처한 여행자를 도운 에피소드
포르투갈 까미노를 28일째 걷는 날
숙소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가 위헤 문을 나섰는데
문 밖에 어느 외국인 여자 한 명이 내게 같이 걸어도 되느냐 묻는다.
아마 아직 어두워 혼자 걷기 불편했던 모양이다.
숙소를 나오니 곧 폰테베드라 기차역이라 주변은 밝았다.
여자는 이제 안심했는지 곧 나보다 빠른 걸음으로 앞서 나갔다.
그 뒤를 나는 천천히 걸었다.
도심지는 금방 끝나고 주택가로 지나 가는 길은 다시 어두워졌다.
그길에 혼자 길을 가는 또 다른 외국인 여자 순례자의 뒷 모습이 보이고 그 옆에서
동네 청년들로 보이는 남자 3명이 여자 순례자에게 이야기를 걸고 있다.
얼핏 보니 여자는 귀찮은 눈치다.
마침 어제 길에서 본 순례자이기에 내가 얼른 그 여자 옆으로 가서 말을 걸었다.
그랬더니 동네 청년들은 아무 말 없이 비켜 주었다.
여자가 내게 고맙다고 했다.
산티아고 까미노를 걷는 동안 이런 일이 거의 없었는데 참 생소한 경험이었다.
까미노를 통과하는 모든 길의 주민들은 순례자들에게
무척 친절하고 배려를 하는 것이 당연한 줄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