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그림 자체보다는 글과 그림이 상상 그 이상의 세계로 스며든다는 것의 매력에 빠졌다. 생각지도 못한 그림 속의 진지한 표정과 익살스러운 것들이, 어른이 보아도 좋을 듯하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짧은 시간에도 그림책과 함께한다는 그 자체에 행복감을 더했다. 그림책을 만나고 아이들을 만나는 그 시간만큼 한 뼘 자라는 마음의 이야기가 오고 갔다.
학교도서관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었지만 늘 서툴러 힘들 때가 많았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추천하고 싶은 것, 감동을 주고 싶은 것 그 마음을 담아 주고 싶었지만 늘 아쉬움이 잠재돼 있었다.
그림책은 오감을 느낄 정도로 감성이 풍부해지는 모든 세대가 아우르는 모두가 즐기는 책이다. 나 또한 그림책을 만나고 나서 어릴 적 감성이 스몄고 아이를 다가가는 마음이 생겼다. 그림책을 읽어주면 줄수록 책의 힘을 느꼈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도 넓어졌다. 다만,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 부족했다. 김혜진의 <야금야금 그림책 잘 읽는 법>은 그림책의 글과 그림, 다양한 표현들을 읽어낼 수 있도록 쉽고 명료하게 들어가는 과정의 길잡이로 부족했던 부분들을 차곡차곡 채워졌다. 내가 잘하고 있는, 못하고 있는 혹은 놓친 부분이 없는지 점검의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림책 한 권 한 권마다 표지부터, 면지, 끝맺음까지 하나라도 놓지 못할 정도로 몰입하는 힘을 배웠고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림책은 페이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책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내용과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해요. 그래서 표지부터 모든 걸 꼼꼼히 살펴야 해요. 본문 외에 나머지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내용에만 집중해서 읽었다면, 그림책을 다 읽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그만큼 그림책에서는 책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그림책에 대한 무한한 정보와 의미들은 곧 한 권이 전해주는 놀라운 힘은 아이들의 마음에 담길 것이고 어마어마한 책 속으로 빠져드는 힘이 나타날 것이라 여겼다.
이 책은 어렵고 궁금한 점을 이해하기 쉽게 풀었다. 독자가 그림책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했다. 야금야금 씹어먹는 재미가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지만 정작 그 아이들의 그림책 읽는 성향이나 좋아하는 것들을 파악하는 것이 현재 중요한 시점에 있었다. 이 책을 만나 읽는 방법과 스킬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았다.
“낯선 책은 나름의 읽는 방법을 찾아가며 읽는다”
휘발성이 강하니 그림책 보는 관점부터 달리한다. 관점이 달라지는 것은 그림책을 읽는다는 것보다 한 아이에게 다가가는 마음을 붙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림책은 경험할수록 충만했다. 그림이 왜 그렇게 짜여 있는지, 그런 색을 쓴 이유는 무엇인지, 앞뒤 그림은 왜 그렇게 연결하였는지 등 그림책이 가진 의미는 무궁무진하게 담고 있다.
그림책을 독자에게 닿게 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 아이들과 함께 읽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만큼 그림책과 나, 아이와 온전히 연결하고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 경험이 쌓이고 쌓여 그림책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를 넓혀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