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었다.

<리뷰> 출판저널 513호를 읽고

by 강상도

가을이 소리 소문 없이 오더니 어느새 동네 어귀에 붉은 것들이 자연의 물감으로 채색됐다.

가을은 생각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책을 읽게 하고 또는 시인이 되거나 약간의 글쟁이처럼 흉내도 내어보는 것들이 가을의 속셈인 것도 같았다. 가을이 주는 맛은 진득함이 있다. 숙성된 맛이다.

책은 그런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기에 가을에 읽으면 그 맛을 달리 느끼곤 했다.

나는 가끔 가을의 기억에서 동네책방에 들러 책 읽는 시간이 좋았다. 책은 언제나 나를 깨웠기 때문이다.

출판저널 10·11월 513호에 실린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이 가고 손은 와 닿는 글귀마다 메모하여 생각이 오래 머물렀다.

그들에게는 늘 책이 있고 고뇌의 사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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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출판사의 장현정 대표,


오래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기록과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하는 삶

지역의 출판사는 여전히 살아남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부산의 호밀밭출판사 이야기는 귀감이 되었다. 11년이라는 세월 동안 지역의 다양한 영역과 교류하며 활동한 것들은 마중물이 되어 지금까지 출판사의 토대가 되고 있음을 밝혔다.

‘세상 모든 것에 감탄하는 지혜로운 사람들의 공간’이 호밀밭출판사의 주 의미적 문구이자 장 대표가 가진 포부다.

오늘날 가치 있는 정보는 ‘편집된 정보’라고 말한 장 대표는 편집자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이 문화 중심으로 바뀌고 더불어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출판사는 지역에 관한 책들 외에도 비주류, 소수자, 문화 다양성에 관한 책도 중요한 축으로 삼고 기획했다. 호밀밭출판사가 출간한 책의 제목이나 내용들을 한 번 더 눈이 간다.

스스로의 삶을 글로 표현하고 기록물로 발간하며 작가를 찾아가고 함께 어떤 일을 꾸려나가는 매개자이자 창조적인 문화생산자로 풀어가는 그의 열정적 삶은 지역의 책문화에 한결 부드러운 기운을 주리라 생각되었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사람과 책, 공간에 숙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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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선 책방 소리소문 대표


“위로의 공간,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가득한 공간,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공간”이 책방이다.

누군가에게 책이나 그 공간이 주는 어릴 적 느꼈던 기억이 좋았다면 그 영향은 오랜 남는다. 그 기억들을 되살리고자 하는 마음은 때때로 힘이 되고 자양분으로 자란다.

정도선 대표의 책방 이야기는 그런 영향으로 위로를 주며, 살아있는 책들의 공간과 세상을 읽는 다채로움이 조화롭게 연결되는 공간들로 가득 찼다.

그의 책방은 과하지 않는 믿음이 가는 책방이다. 이런 책방은 언제나 이유 없이 좋아지는 공간이다. 나는 그런 공간을 좋아한다. 언제나 새롭고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이다.

전북에서 전국, 세계로 독서운동을 화살을 당긴


정기원 이사장에게 배울 점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하고 가까이하는 아이들은 세상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던지면 궁금한 것들을 스스로 혜안 하는 능력을 키워가는 것은 성장할수록 내공이 쌓일 것이다.

정기원 이사장은 25년 전 책에서 느끼는 좋은 감정들을 세상에 끄집어냈다.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서와 도서관 운동은 풀뿌리운동으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며 인문정신을 고양시켜 나라를 바로 서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그의 정신에 배울 점이 많았다. 사서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서는 스스로 노력하여 한 분야의 전문 사서가 되어야 한다” 사서는 도서관과 책을 부단히 사랑하는 사람이 좋겠다고 한다.

친절할 뿐만 아니라, 도서관에 관련된 독서치료, 독서지도, 그림책, 어린이, 프로그램, 수서 등 어느 분야에 있어 전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사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함을 강조했다.

다양한 책문화 이야기는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처럼 풀어도 풀어도 또 다른 나를 깨우는 시간이었다. 그중에 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3명의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오롯이 기대어 보는 소중함으로 느꼈다.

출판저널의 다양한 글 속의 이야기는 늘 색다른 감동을 주기에 한편으로 기다려지는 간행물이다. 발견하지 못했거나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책문화생태계는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가을처럼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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